[초대석] 나는 왜 무용을 하는가 ‘현대 무용수 지난영의 답안지’

[검경일보 이광수기자] 예술가라치면 가난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따라 붙는다. 하지만, 신자본주의에 이르러 예술이 상품화되고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예술가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성공한 소수가 전체 수익을 독점하는 경향이 가장 강한 문화·예술계 듯 사정은 별반 다를 것이 없어진다. 검경일보는 이와 같은 현상을 집어보고 현대 무용수 지난영을 통해 현대무용수의 중점적인 가치를 들어봤다.

무용을 시작한지 20년이 됐다는 그녀는 단호하게 말한다. “물질이 더 중요했다면 지금까지 무용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만큼 예술인들의 갈등요소인 ‘물질’과 ‘가치’에 대해 확언을 했다. 또한 “내가 무용을 하고 예술을 하려는 원동력이 물질보다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현대무용수 지난영의 인터뷰 전문이다.

▲ 현대 무용수 지난영.
-‘무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께서 학원에 보내주셨는데 그 이후부터 흥미를 느껴 시작하게 되었다. 중간에 부상을 입어 오래 쉬었지만 중,고등학교 때 댄스동아리 활동하면서 무용을 다시 하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다.

-연기를 하면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 하는가
▲스토리 이해하는 것이 중점일 것이다. 또한, 시나리오를 반복해서 보고 작품의 캐릭터가 나와 동일시 되도록 많은 연습을 한다.

-늘 한결 같지는 않을 것이다. 본인 역시 무용을 하면서 고비가 있었을 것이다. 본인에게 가장 큰 고비는 무엇이었으며, 슬럼프에 빠졌을 때 이겨내는 자신만의 노하우는?

▲‘나는 이걸 왜 할까?’ 라는 질문을 내 스스로 한창 많이 할 때가 있었다. 단순히 좋아서가 아니라 정말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필요했다. 뚜렷한 답이 없었을 때라 춤추기가 싫어졌다. 난 힘들 때 주로 집에서 안 나온다. 혼자서 시간을 보내며 왜? 라는 물음에 대한 꼬리를 물고 글로 적는 편이다. 답을 찾으면 바로 실행함으로써 극복한다.

-연기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또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살이 좀 쪘을 땐데 듀엣하는 남자 무용수가 리프트 동작에서 자꾸 넘어지고 많이 힘들어했다. 창피하고 미안해서 독하게 살을 뺐던 적이 있다.

-롤모델이 있다면?
▲김연아. 정말 대단하고 멋진 여자다. 운동선수지만 무용과 같이 몸을 쓰는 직업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 정신력, 완성도 어디 나무랄 데가 없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좀 관대한 편이라 김연아의 완벽을 추구하는 정신력을 갖추고 싶다.

-‘무용수 지난영’ 독자들에게 생소하다.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나 앞으로의 방향을 말해달라.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하지만 그 만큼 배운 점도 많았고, 내가 발전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예전부터 무용만큼이나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요즘은 탄츠테아터가 많이 활성화된 형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나 또한 그것을 더 발전시켜 미디어나 스크린을 통해 대중들이 무용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예술인들에게 가장 큰 갈등요소는 ‘물질’일 것이다. 무용가 지난영은 ‘물질’과 ‘가치’ 중 더 중시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선택한 이유는?

▲단언컨대 가치이다. 물질이 더 중요했다면 지금까지 무용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갈등이 있지만, 내가 무용을 하고 예술을 하려는 원동력이 물질보다 크게 작용해서 그런 문제는 중요치 않다.

-궁극적으로 본인은 왜 무용을 하는가?
▲내 한계를 시험하게 된다. 몸은 참 대단하고 아름답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지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고 실험하는 것은 나를 계속 자문하게 만들고 답을 찾고 그 과정을 고통스럽게 한다. 나는 그것을 즐긴다.

-무용계가 앞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무엇인가
▲틀을 벗어났으면 좋겠다. 많은 실험을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중들과 무용계의 거리감은 가깝지 만은 않은 것 같다.

-한국, 중국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인터뷰가 처음이라 쑥스럽기도 하지만 본지를 통해 한국과 중국 독자분들을 만난다니 기분도 좋고 설렌다. 중국은 여행도 가봤지만 그 곳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 특히 동파육! 상해에서 가무공연을 봤었는데 정말 화려하고 무대장치가 다양했다. 중국 고유의 특징이 강해서 기억에 남는다. 한국과 중국이 앞으로 문화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 문화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고 본인의 작품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대표작품>
now's tomorrow (2012.12)
불편함 (2012.08)
황홀한 도시의 살인자 (2012.07)
여기가 공간으로 가는 시간이다 - 연애빙자 (2012.06)
미디어퍼포먼스 re;rolling (2012.05)
광주공연예술제 '답가' (2009.11)

저작권자 © 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