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눈물에도 보다 더 강력한 새 정치로 신뢰받는 야권 거듭나야

▲ 검경일보 취재본부장 조성수.

[검경일보 조성수 취재본부장]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이 침몰직전의 집권여당을 구했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몰락이 예상되던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눈물담화’로 참패위기를 벗고 오히려 2010년 지방선거 때의 설욕을 씻었다.

반면 야권에서는 땅을 쳤다. ‘집권당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정부·여당은 지방선거에서는 맥을 못 췄다. 정권 중간에 선거가 실시되면서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월호 침몰 참사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야당의 압승이 예상됐는데 그런 선거가 뒤집어 졌다.

앞서 정치권 안팎에선 2012년 총선·대선처럼 6·4 지방선거도 야당의 승리를 점쳤다. 선거를 두 달 앞두고 터진 세월호 참사 때문이었다. 실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10%포인트 가량 떨어졌고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경합 지역 여당 후보 지지도도 급락했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보니 새정치연합은 최대 승부처 수도권의 인천시장, 경기지사를 여당에 내줬다. 전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이 9곳, 새정치연합이 8곳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여야 광역단체장 숫자가 정확히 기존의 ‘9대 8’에서 ‘8대 9’로 역전된 것이다.

수치상으로는 새누리당이 한 석을 잃었지만 ‘세월호 참사’의 악재 속에서도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두 곳을 이기고 최대 격전지였던 ‘텃밭’ 부산을 사수함에 따라 선방했다는 평가다.

새정치연합은 또 시·도의회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에서도 호남과 대전·세종시를 제외한 12곳에서 졌다.

시장·군수·구청장 당선자도 2010년 92명에서 80명으로 줄었다. 텃밭인 전남·북의 시장·군수 36곳 중 15곳을 무소속에게 내줬다. 그나마 서울 시장·구청장·시의회 선거를 모두 이기고 충청·강원 광역단체장을 차지한 덕분에 패배를 면했다.

누가 봐도 결과가 뻔한 선거판이 뒤집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박 대통령이 있었다. 절묘한 타이밍에서 터져 나온 박 대통령의 눈물이 기울어진 선거판을 바로 세웠다.

이번 선거는 여당의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와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 대결구도로 치러졌다. 그렇기에 애초 여당의 패배 내지 고전이 예상됐던 상황을 감안하면 ‘세월호 심판론’보다 ‘박근혜 구하기’에 국민들의 힘이 더 실린 것이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눈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비단 박 대통령의 눈물만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은 박근혜정권에 불만이 가득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국가 안전시스템을 대개조하고, 공공개혁 추진에 발 빠르게 나섰다.

이에 반해 야권에서는 지방선거를 이겨보겠다며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을 합쳐 새정치연합을 급조했지만 ‘새 정치’는 말뿐이었다. 현실성 없는 기초선거 불공천을 놓고 오락가락하더니 계파 간 공천 지분 다툼 끝에 탈당 사태까지 벌어졌다.

특히 세월호 참사 후 ‘정부 심판’만 외쳤을 뿐 나라의 안전 시스템을 개혁할 대책은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 국민들이 지금 야당을 대안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박 대통령의 눈물과 대안 없는 야당이 침몰직전의 새누리당을 구한 셈이다.

6.4 지방선거는 이제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국민들은 여야 어느 한쪽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박근혜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제1야당 역시 신뢰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 여당이 거센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사실상 패배한 야권은 대오각성해야 한다. 이제라도 대통령의 눈물에도 보다 더 강력한 새 정치로 국민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야권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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