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초보은이라는 말 되새기며 축구 발전 힘 되도록 노력” 약속

[검경일보 강민성 기자]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허정무(59) 전(前) 국가대표 감독. 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축구대표팀 단장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다. 한국은 오는 6월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의 H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알제리(23일 오전 4시)·벨기에(27일 오전 5시)와 차례로 격돌한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23인의 태극전사는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 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했다. 허 부회장은 국내 일정을 마무리하고 마이애미 현지로 합류할 예정이다. 검경일보가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를 토대로 허정무 부회장을 만나 월드컵 준비상황 등에 대해 들었다.

▲ 허정무 부회장은 “결과를 떠나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길 바란다”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허 부회장은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열심히 뒷바라지 할 생각”이라며 “앞에서 나서기보다 뒤에서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전술적인 문제는 홍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잘 준비할 것”이라며 2014 브라질월드컵 8강 진출에 도전하는 홍명보 호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대표팀의 수장인 홍명보 감독에게 ‘복거지계(覆車之戒·앞 수레가 넘어지는 것을 보고 뒷수레는 미리 경계해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 사자성어의 교훈을 예로 들며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뒤에서 쫓는 자는 앞에 가다가 엎어진 수레에서 교훈을 얻어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는 의미다. 중국 전한시대 중신 가의(賈誼)가 문제(文帝)에게 올린 말이라고 한다.

허 부회장은 “복거지계(覆車之戒) 뜻처럼 홍 감독 자신이 대표팀을 맡아서 느낀 점과 선배들이 경험했던 것들을 돌이켜보고 교훈삼아 꼼꼼하게 잘 챙겨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허 부회장은 경기에 임하는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회가 없도록 경기에 임하라고 전하고 싶어요. 선수들이 각자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만큼 결과를 떠나 후회없는 경기를 치르길 바랍니다. 경기가 끝난 후 당당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으면 돼요.”

▲ 허정무 2014 브라질 월드컵 선수단 단장(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그는 8강 진출 목표에 대해서 심리적인 부담감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8강이라는 목표는 목표일뿐이죠.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는 8강 진출을 해보자는 기대의 의미지 꼭 8강 못하면 안 된다는 해석은 아니거든요.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자랑스럽게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자신 있게 도전했으면 좋겠네요.”

허 부회장은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이 남은 기간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실점을 최대한 줄여야 해요. 가끔가다 세트피스 실점 등 그런 것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월드컵 본무대에서는 그런 실점이 있다면 치명타죠. 그러면 실점만 안 해서 될 것이냐. 우리가 지지만 않는다고 다음 라운드에 올라가는 것은 아니예요.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해요. 득점할 수 있는 루트를 마련해야 하죠. 전술적인 우리만의 무기를 만들어서 꾸준한 반복훈련을 통해 남은 기간 잘 준비하길 바랍니다.”

허 부회장은 최근 ‘도전하는 이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자서전을 냈다. 꿈 많은 어린 소년이 축구인으로 성장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들을 소박하면서도 담담하게 써 내려갔다. 이 책의 수익금은 축구 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내 인생의 전부죠. 어릴 적부터 몸담아온 축구인생을 돌이켜보면 감사한 일 뿐입니다. 축구인으로 살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은혜를 입었죠. 이제는 돌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결초보은(結草報恩·풀을 묶어 은혜를 갚다)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는 이번 월드컵 선전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도 잊지 않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월드컵으로 인해 국민들이 희망과 용기를 되찾으시면 좋겠어요.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 대표팀 끝까지 응원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대표팀의 발전을 위한 비판도 해주시고 잘했을 땐 격려도 해주시며 꾸준하게 우리 축구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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