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대표 지지도 5%대로 ‘뚝’ 역대 최저치 수모…박원순 1위

[검경일보 조성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자칫 자의반타의반으로 정계은퇴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정치 데뷔 2년 차, 안 전 대표가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6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선거주자였던 안철수 당시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박원순 당시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민심은 꿈틀거렸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안 전 대표의 양보는 그간 정치판에서 볼 수 없었던 일이었다.

▲ 정치 데뷔 2년 차,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
이를 기점으로 ‘안철수 바람’은 ‘돌풍’이 됐다. 그로부터 꼭 3년이 지난 지금 한때 야권의 희망아이콘이었던 안 전 대표의 자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꿰차고 앉았다. 차기 대권을 두고 이른바 잠룡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다.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리얼미터의 9월 첫째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전 대표의 지지도는 5%대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과 합당 이후 6·4 지방선거, 7·30 재보선 과정에서 공천파동 등을 거치며 아마추어 리더십이란 혹평을 받은 게 지지도 하락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야권의 새 희망으로 급부상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지율이 수직 상승해 야권은 물론 여야를 통틀어 선두 자리에 올랐다. 박 시장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8.6%의 지지율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밀어내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여권 내에서는 김 대표의 독주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거의 판세가 굳어지는 형국이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김 대표는 1.1%포인트 상승한 19.5%로 8주 연속 1위를 지켰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8.9%로 2위였다.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막내아들 발언 논란과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정치적 슬럼프 상태다. 세월호 참사 직전에는 지지도가 20%를 넘었는데 최근 조사에선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차기 대권과는 다소 멀어지는 분위기다.

야권에서는 박원순 시장(20.4%), 문재인 의원(16.7%),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8.4%)가 1∼3위에 올랐다. 지난주에 비해 박 시장은 1.4%포인트 상승한 반면 문 의원은 1.8%포인트 하락해 둘 사이의 격차가 3.7%포인트로 벌어졌다.

문 의원은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 김영오 씨와 동조단식에 들어가면서 그 당시 지지율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친노(친노무현)으로 꼽히는 문 의원이 당내 친노와 비노(비노무현) 계파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당 안팎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게 지지도 하락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당별 지지도 조사에서는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0.6%포인트 하락한 19.5%로 나타났고, 새누리당도 44.5%로 지난주보다 1.4%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로 ‘방탄국회’ 논란이 정당 지지도 하락을 가져왔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정의당은 4.1%, 통합진보당은 1.4%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무당층은 전주보다 2.5%포인트 상승한 28.9%로 집계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 주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50%선은 유지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 5주간 오름세를 마감하고 0.2%p 하락, 52.1%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0.9%p 상승한 41.4%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임의번호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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