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경쟁력 개선, 對日 소폭 약화…IT 수출 대응책 마련 시급

[검경일보 조성수 기자] 최근 우리나라는 수출 경기 부진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EU 지역은 FTA가 발효된 지 거의 4년이 지났음에도 오히려 수출 비중과 무역수지가 이전보다 축소되었다. 반면, 발효시기와 양허 수준 등 유사한 FTA를 체결한 대미 수출 비중과 대미 무역수지는 꾸준히 늘어나 두 FTA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에 검경일보가 현대경제연구원의 자료를 토대로 FTA를 전후로 한-EU FTA와 한미 FTA의 성과를 경쟁력과 점유율 측면에서 비교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 스마트 워치를 연결한 차세대 블루링크.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EU와 미국 시장에서 FTA 발효 전후 수출경쟁력과 수출시장 점유율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먼저 분석시기는 발효 이전(2009~2011년), 발효 이후(2011~2014년)로 한다. 수출경쟁력 부문은 CA지수(산업별비교우위지수)를, 시장점유율은 수입침투율을 산출해 FTA 발효 전후 변화를 비교했다. 또한 수출경합국인 중국과 일본의 CA지수, 수입침투율을 각각 산출해 FTA 발효 전후 성과를 한국과 비교 분석했다.

첫째, 한-EU FTA 발효 이후 EU시장에서 주력품목의 수출경쟁력은 전반적으로 개선됐고, 특히 對中 경쟁력은 개선, 對日 경쟁력은 소폭 약화되었다. FTA 발효 이후 EU시장에서 8대 주력품목 중 5개 품목의 CA지수가 상승했고, 비교우위 품목도 1개 늘어나 우리 주력제품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개선됐다.

경합국가와 비교해 볼 때, FTA 발효 이후 EU 시장에서 CA지수가 중국에 비해 개선된 품목이 다수를 차지해 對中 상대적 우위가 커졌다. 반면 EU 시장에서 對日 경쟁열위 품목은 1개 늘어나 對日 경쟁력은 소폭 약화됐다. 특히 對EU 수출의 16%를 차지하는 IT 제품 경쟁력에 있어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보다 낮은 수준이고, FTA 발효 이후 경쟁력도 일본, 중국에 비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 시장에서 주력품목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개선됐고, 특히 對中 경쟁력은 약화, 對日 경쟁력은 개선되었다. FTA 발효 이후 미국 시장에서 6개 품목의 비교우위가 유지되는 가운데 4개 품목의 CA지수가 상승하여 전반적인 수출경쟁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국가와 비교해볼 때 FTA 발효 이후 미국 시장에서 對中 경쟁열위 품목은 1개에서 3개로 늘어나 對中 경쟁력은 약화됐다. 한편 CA지수가 일본에 비해 개선된 품목이 다수를 차지해 對日 상대적 우위는 커졌다. 對美 수출의 18%를 차지하는 IT제품은 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

셋째, FTA 발효 이후 EU시장에서 한국 제조업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났고, 중국, 일본과의 점유율 격차가 좁혀졌다. FTA 발효 이후 EU 시장에서 중국, 일본의 수입침투율은 소폭 하락한 반면, 한국은 기존 수준을 유지해 상대적인 점유율 격차가 좁혀졌다. 경쟁국과 비교해 보면 EU 시장에서 수입침투율 격차가 좁혀진 분야는 중국 및 일본 모두 9개 분야 중 6개로 나타났다.

IT 부문의 경우 EU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수입침투율은 3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FTA 발효 이후 수입침투율이 하락했다. 넷째, FTA 발효 이후 미국 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난 가운데, 일본과 점유율 격차는 좁혀졌으나, 중국과의 격차는 확대됐다.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미국 시장 수입침투율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시장점유율이 늘어났다.

일본과 수입침투율 격차가 개선된 품목은 8개 분야 중 5개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과 격차가 좁혀진 분야는 3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IT 부문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한국은 3국 중 수입침투율이 가장 낮고, FTA 발효 이후 수입침투율도 크게 하락했다.

FTA 발효 이후 EU와 미국 시장에서 우리 주력품목과 산업의 경쟁력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분적으로 EU 시장에서는 對日 경쟁력이 미국시장에서는 對中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 시장보다 EU 시장에서 중국, 일본과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좀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수출 경기 부진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FTA를 통한 우리 제품의 수출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의 개선세가 좀 더 빨라지도록 정책적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FTA 활용도를 높이고, 각종 지원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다음으로 EU 시장에서 對日 수출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지속적인 R&D 투자와 브랜드가치 제고, 마케팅 강화 등으로 EU 시장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기초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對中 수출경쟁력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의 기술발전 방향과 경쟁력, 주력 제품군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중국과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 개발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IT 부문의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이 크게 부진한 만큼, IT 수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엔저 등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에 대비해 공정 효율화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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