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65m 최대속도 20노트…장거리 정밀 타격 국산 순항미사일 탑재

[검경일보 조성일 기자] 일제 강점기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을 대파하며 독립군 최대의 승전을 이끌었던 대한독립군 총사령 홍범도 장군이 최신예 잠수함으로 부활해 조국의 바다를 지키게 됐다.

해군은 5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214급 잠수함(1800톤급) 7번함인 ‘홍범도함’의 진수식을 거행했다. 진수식에는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등 해군 주요 인사,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방위사업청 관계자, 여천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전장 65m, 폭 6.3m 크기의 홍범도함은 수중에서 최대 20노트(37㎞)의 속력으로 기동이 가능하다.

▲ 지난 5일 해군의 214급 잠수함(1800톤급) 7번함인 ‘홍범도함’의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내년 7월 해군에 인도되는 홍범도함은 대함·대잠전, 공격기뢰 부설 임무 등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적 핵심시설에 대한 장거리 정밀 타격이 가능한 국산 순항미사일을 탑재, 해군 전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진수식은 개식사, 국민의례, 함 건조 경과 보고에 이어 함명 선포, 권 대표이사 기념사, 유공자 포상, 정 총장 축사, 진수 및 샴페인 브레이킹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주빈인 정 총장의 부인 안미희 여사는 홍범도함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하는 진수(進水·군함을 처음으로 바다에 띄우는 의식)를 맡았다. 갓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처럼 여성이 진수를 맡도록 하는 해군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홍범도 장군은 일제 강점기에 만주로 건너가 독립군 양성을 주도했다. 1919년 3·1운동 직후에는 간도 지역에서 대한독립군 총사령에 올라 무장독립운동을 주도했다. 특히 이듬해인 1920년에는 독립군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홍 장군은 1943년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지만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해군은 그동안 214급 잠수함의 함명에 독립운동에 공헌하거나 국가 위기 극복에 기여한 위인의 이름을 사용해왔다.

1번함은 해군을 창설한 초대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 2번함은 고려 수군을 이끌며 왜구를 격퇴한 정지 장군의 이름을 함명으로 했다. 3번함부터는 안중근함·김좌진함·윤봉길함·유관순함 등 항일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함명으로 정했다. 이번 7번함은 무장독립운동을 주도한 홍 장군의 애국심을 기리고, 국민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홍범도함으로 명명했다.

정 총장은 축사를 통해 “홍범도함은 수상함·잠수함은 물론 지상표적까지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가의 ‘전략적 비수(匕首)’로서 국가 방위에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국가가 부여한 임무를 아무런 소리 없이 완벽히 수행하며 바다 깊은 곳에서 대한민국을 굳건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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