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일보 진영후 기자] 국내에서도 담배로 질병을 얻은 흡연자가 직접 TV광고에 출연하는 ‘증언형 금연캠페인’의 도입 방안이 논의된다.

이 같은 캠페인의 도입 방안을 논의하는 ‘세계 금연의 날 특별 국제 세미나’가 대한금연학회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주최로 한국 건강증진개발원에서 지난 30일 열렸다.

‘증언형 금연캠페인(Testimonial Anti-smoking Campaign)’이란 흡연으로 인해 피해를 경험한 흡연자가 직접 광고에 출연하여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TV 금연광고를 말한다.

이날 열린 세미나에는 미국 증언형 금연캠페인인 ‘과거 흡연자로부터의 조언(Tips from former Smokers, 이하 Tips)’에 직접 참여한 션 라이트(Shawn David Wright)씨가 참석했다.

라이트 씨는 14살부터 30년 동안 하루 한 갑 반 이상 담배를 피웠다. 하지만 40대 중반에 인후암 판정을 받았고 이후 3년 동안 38가지 이상의 방사능 치료 등으로 금연에는 성공했으나 후두는 제거해야만 했다.

라이트 씨의 목 아랫부분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음성 보철물을 삽입해 후두를 손으로 가려야만 목소리가 나와 상대방과 대화가 가능하다.

라이트씨는 2012년 시작된 미국의 증언형 텔레비전 광고 Tips에서 자신의 숨구멍을 그대로 공개했다. 미국에서는 라이트 씨 외에도 암, 뇌졸중, 후두암 등 흡연 피해자, 임산부, 금연성공자 등이 출연했다.

미국의 Tips는 대표적인 증언형 금연캠페인으로 경험에 기반한 실제 스토리를 통해 금연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Tips 캠페인을 통해 164만명 미국 흡연자의 추가적 금연시도를 유도했고 470만명의 비흡연자들이 흡연자에게 금연을 추천했다.

Tips 캠페인을 통해 미국은 금연 시도 비율이 12% 상승했으며 흡연자에 대한 금연 권고 비율이 2배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1만 7000명의 조기사망을 예방한 것으로 미국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조성일 대한금연학회장(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은 “우리나라도 여건에 맞는 증언형 금연광고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전문가 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캠페인 참여자 모집, 사전조사 등을 거쳐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증언형 금연광고를 경고그림 도입시기인 12월에 맞춰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미국의 Tips도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 효과가 높은 새로운 형태의 금연광고를 기획해 흡연예방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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