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버릇 개 못준다더니 새누리당이 딱 그 짝이다

▲ 검경일보 조성수 취재본부장.

[검경일보 조성수 취재본부장] 계파를 청산하겠다던 새누리당의 친박과 비박이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 맞붙었다. 제 버릇 개 못준다더니 딱 그 짝이다. 4월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혹독한 심판을 받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이다. 지난 총선 참패 직후 “계파를 청산하고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선언한지 불과 3개월도 안 돼 또 다시 계파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당시 새누리당은 “침체된 민생 경제를 되살리고, 국민 안전과 기본권, 행복을 보장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무거운 책무, 새누리당이 가장 우선 추구해야 할 진정한 혁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은 계파라는 용어를 쓰지 않을 것”이라며 ▲계파 청산을 통한 대통합의 정치 실천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20대 국회 구현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다짐하는 ‘계파청산 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양대 계파 큰형님들의 행보다. 총선에서 참패하자 곧바로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며 스스로 권력에서 멀어져갔다. 당시 서청원 의원은 “국민께 사죄드린다. 잘못했다.”고 말했고, 김무성 의원은 “선거 참패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용서를 빌었다.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꼽히는 계파주의를 청산하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절박한 분위기가 한몫했을 것이다. 일부 국민들은 그런 새누리당의 변화에 박수를 보내며 내심 기대도 하는 눈치였다. 변변치 못한 야당 탓이겠지만, 기댈 곳 없는 국민들로서는 제대로 된 보수정당의 변화를 진정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결과는 역시나다. 그것도 3개월도 안 돼 변화는커녕 양대 계파가 더 단단하게 패를 갈라 한판 질펀하게 진흙탕 개싸움을 준비 중이다. 그 중심에 양대 계파의 큰형님들이 자리하고 있다. 아닌 척, 모른 척, 뒤에서 등 떠밀려 어쩔 수 없는 척하면서도 권력의 중심부로 행보를 옮겨가고 있다. 이게 우리 정치판의 참모습이지만, 그 비열함과 교활함이 새삼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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