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드럼과 비보이하는 푸드트럭 ‘Mr. Bro(미스터 브로)’

[검경일보 장수영 기자] 푸드트럭 하나로 대부가 된 ‘로이 최’를 아시나요? 영화 ‘아메리칸 셰프’의 실제 모델이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6년 전 세계 영향력 있는 100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한국계 미국인이다. 로이 최는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로 푸드트럭 이미지를 올려놨다. 또한 재능 있는 요리사들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창업에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 한국에도 ‘제2의 로이 최’를 꿈꾸는 청년이 있다. 바로 드럼과 비보이하는 푸드트럭 ‘Mr. Bro(미스터 브로)’다. 기존의 푸드트럭과는 다르게 고속도로 위에서 음식을 팔며 월 매출 1500만 원을 넘기는 최봉식 대표를 만났다.

▲ 최봉식 ‘Mr. Bro’ 푸드트럭 대표(오른쪽)와 같이 사업을 하고 있는 친동생 최정식 씨. 형은 드럼 연주를, 동생은 비보이를 하며 음악인이자 푸드트럭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 ‘미스터 브로(Mr. Bro)’ 푸드트럭을 소개해주세요.

한국도로공사에서 청년 창업 지원 공모에 당선돼 올해 7월 1일부터 서울 방향 ‘오산 졸음쉼터’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푸드트럭 콘셉트는 ‘스트릿스타일 레스토랑’입니다. 음악 하는 남자 둘이서 간편하면서 세련되게 만들고자 합니다.

현재는 핫도그, 스파게티, 커피 위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위에서 장사하는 특성상 지나가는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기에는 조금 동떨어져 보일 수 있는 음식이지만, 일정 단골이 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8시~오후 8시고요, 날씨와 컨디션에 따라 더 일찍 나오거나 늦게까지 장사를 합니다. 쉬는 날은 사전에 공지하지 않는 한 없습니다.

- ‘미스터 브로’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위생적으로 깨끗하고 맛이 끝내줍니다. 위생적으로 깨끗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불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푸드트럭은 물·전기 공급이 어려우며 위생 관리가 가장 힘듭니다. 약간의 조리가 필요한 음식은 집에서 반조리 해오고 전자레인지를 사용합니다.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할까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기름을 안 쓰면 됩니다. 기름을 쓰게 될 경우에 생기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식자재도 휴게소에 들어가는 재료나 식자재 마트에서 검증된 재료를 사용합니다.

시청에서도 여러 번 나왔었는데 저희는 볼 게 없더라고요. (하하)

맛은 또 기똥찹니다. ‘스트릿 스타일 레스토랑’이라는 슬로건처럼 조금 독특하게 하고 싶어 대학교 급식에 들어가는 음식들에 대해 끈질기게 알아봤습니다. 기성 제품을 기초로 우리만의 소스와 재료를 가미해 우리만의 음식으로 만듭니다.

- 성공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한 달 매출은?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공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푸드트럭을 예쁘게 꾸밀까 고민합니다.

굳이 성공 요인을 얘기하자면 다른 푸드트럭은 토스트를 팔지만 저희는 팔지 않습니다. 이점이 어떻게 보면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매출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매출은 한 달에 1500만~1600만 원 정도 왔다 갔다 하고 있고요, 푸드트럭에 쏟아부은 돈이 있기에 아직 만족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타이밍이 좋았습니다. 한국도로공사 공모전에 당선돼 기본적으로 카라반이라는 푸드트럭 트레일러와 쇼케이스 냉장고 등을 지급 받았습니다. 덕분에 창업비용은 1000만 원 이내로 아주 적게 들었죠.

- 한국도로공사 공모전에 합격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정보력이 빠르고 타이밍이 좋았습니다. 저희 세대는 정보세대여서 인터넷을 달고 살지만, 정작 중요한 돈벌이 정보는 안 봅니다. 정보가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보고 검색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게 평소 준비해둬야 합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원하는 캐릭터와 잘 들어맞았습니다. 고객의 불만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면 장사하는 사람의 언변이나 태도 등 사람의 인성이 중요합니다. 이런 면에서는 대기업 면접이랑 비슷하죠. 친형제가 같이하고 음악이라는 특기를 가지고 하다 보니 도로공사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잘 들어맞았습니다.

드럼으로는 야마하 드럼 대회에서 준우승하고 가수의 세션을 할 정도 잘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동생은 비보이, 저는 드러머로 특기를 살려 도로공사와 관련된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와 저희가 윈윈하는 거죠.

- 드럼과 비보이와는 업종이 완전 다른데 왜 요식업을 하게 됐나요?

동생이 의경 전역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동생은 비보이 댄서이기 때문에 수입이 안 좋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같이 잘 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저희 형제는 연년생이고 케미가 잘 맞았기 때문에 드럼과 비보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생각해봤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공연을 같이할까 하다가 반대로 완전 다른 사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커피 공부를 할 정도로 커피에 관심이 많고 좋아했습니다. 마침 한국도로공사와의 기회를 잡게 됐습니다.

- 대표 메뉴는 무엇인가요? 어떤 메뉴가 인기가 있는지…

현재는 푸드트럭보다 커피트럭에 가깝습니다. 아무래도 고속도로 위에서 장사하다 보니 지나가는 차량이 위주여서 테이크 아웃이 잘 돼야 합니다.

토스트보다는 핫도그가 테이크 아웃하기 편하죠. 빠른 회전율이 매출을 단시간에 올릴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입니다. 대표 메뉴는 핫도그, 스파게티, 커피며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핫도그와 커피입니다. 아무래도 지나가다 쉬었다 가는 고객이 주이다 보니 음료를 많이 찾습니다.

핫도그 종류는 불고기, 칠리, 갈릭, 허니마요 등 총 4가지입니다. 소시지는 두 종류, 소스와 토핑을 다르게 해서 만듭니다. 평일 주 고객은 30~40대이기 때문에 불고기가 인기고 주말은 나들이 가는 가족이나 젊은 층이 많아서 칠리 핫도그를 많이 찾습니다.

- 언제 가장 힘들었나요?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푸드트럭의 경우 매일매일 사건이 있습니다. 어떤 날은 물이 모자라고 어떤 날은 재료가 모자란 경우가 있죠. 푸드트럭의 장점이자 단점은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는데 그것을 잘 대처하지 못하면 하루를 버릴 수 있습니다. 군대 다녀온 남자 둘이기 때문에 몸으로 부딪치면서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처음 장사할 때는 동생이 전역하기 전이라 일주일 정도 혼자 장사를 했습니다. 첫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장사가 잘 안됐습니다. 하루에 3만~5만 원 팔다가 문뜩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 앉아서 뭐 하고 있지…’라는 생각에 정신을 차렸습니다.

동생이 전역하자마자 가장 중요한 인테리어부터 해결하기로 하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연령을 불문하고 고객들은 푸드트럭의 인테리어가 예뻐야 음식을 사고 싶으므로 공을 들였습니다.

처음 배너는 칠판에 손으로 쓸 정도로 못 봐줄 정도였지만, 하루하루 한 개씩 해결해나가면서 발전시켰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했고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더욱 세련되게 꾸미고 메뉴도 새로 만들고 싶습니다.

- 푸드트럭 활성화를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해외와 비교한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개인적으로 ‘로이 최’를 존경하고 만나보고 싶습니다. 로이 최를 보면, 판매하는 품목을 떠나서 자선으로 봉사 활동하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전문성이 더해지니 성공한 거죠.

미국은 이동 범위도 확실히 넓습니다. 푸드트럭의 장점은 이동성이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하지만 국내는 이러한 푸드트럭 이동성이 좁은 편입니다. 규제가 더 완화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성공 사례를 소개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장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러한 사회적 지원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지원시스템처럼 정부에서도 청년창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지원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면 더 많은 성공 사례가 나올 것입니다.

- 푸드트럭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직접 발로 많이 뛰어봐야 합니다. 인터넷을 잘 보고 직접 가봐야 합니다. 식자재, 커피 등 인터넷으로만 보고 주문을 하면 확실히 다릅니다.

푸드트럭은 소자본 창업이지만 돈만 있다고 바로 시작하면 절대 안 됩니다. 여기는 지정된 자리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어도 노력에 따라 만회할 수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 시행착오를 겪으면 끝입니다. 그러므로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아이템과 자기만의 특별한 무기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죠. ‘여기 와서 무조건 먹어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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