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옹윤례.

[검경일보 객원 필자 기고/ 소설가 옹윤례] 바람이 불때마다 벼들은 고개를 숙이며 앉았다 다시 일어났다. 그 움직임이 너무 부드럽고 살랑거렸다.
어머니는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토악질을 해대고 있었다.
아버지는 잠든 아이를 안고 담배를 피우다가 가끔 어머니의 등을 두드렸다.
어머니의 얼굴빛이 배추꽃처럼 샛노랗게 변해 있었다.
아침에 먹은 게 체했나 봐 요.
어머니가 힘없이 중얼거렸다.
처음으로 차를 타서 멀미하는 거야.
아버지가 어머니의 등을 쓰다듬었다.
엄마, 오줌마려.
내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거기다 쏴라.
나는 아스팔트 위에서 살 양말을 내리고 오줌을 쌌다. 달구어진 아스팔트가 뜨거운 김을 뿜어내며 그 주위가 검게 변했다. 참 이상하다.
나는 아스팔트가 검게 변하는 게 신기해 자꾸만 움직이며 찔끔찔끔 오줌을 쌌다. 그 주위에는 금세 번져서 집 모양으로 보이기도 하고 그네 뛰는 여자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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