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옹윤례.

[검경일보 객원 필자 기고/ 소설가 옹윤례] 빵, 빵빵 클락션 소리가 울렸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차안에서 손짓을 했다.
나는 얼른 살 양말을 올리고 차를 향해 걸었다.
운동화 밑의 고무가 아스팔트 바닥에 눌러 붙어 껌처럼 잘 떼어지지 않았다.
신발이 벗겨졌다. 아스팔트 바닥은 한겨울 아랫목보다도 더 뜨거웠다.
나는 운동화를 양손에 들고 아스팔트 위를 뛰었다. 허리에 맨 책보가 자꾸만 흘러내렸다.
나는 뭔가를 두고 온 느낌이 들어 그 자리에 멈춰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멀리 할머니가 손짓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순둥이가 연을 날리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미친 여자의 집 앞에 놓인 흰 꽃이 보이기도 하고 활활 타오르고 있는 순둥이의 집도 보였다.
이쁜아.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가 클락션 소리에 섞여 들려왔다.
내 얼굴엔 땀인지 눈물인지가 뒤범벅되어 흐르고 있었다.
나는 뭔가가 뒤에서 자꾸만 잡아채는 것 같은 걸 뿌리치고 힘차게 아스팔트 위를 뛰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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