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숙정 시인.

질곡의 불볕더위를 털어내고
희열로 들뜬 가을 들판

신열을 잠재우는
들판의 속살을 후벼 파며
한으로 차오르는 갈대의 속앓이

누각에서 시작된 길고 긴 세월
피 마른 가슴 긁어내어
서리로 영근 너의 청춘

이제는
천공가득 국향 피어 올리는 들판에 서서
은빛 물결로 탑돌이를 하는 구나

공허로 메아리 되는
너의 애끓는 춤사위에

소지로 불태워지는 것은
오열로 쏟아내는
여인의 넋 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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