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옥(수필가).

[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사람의 수명이 길어진 반면 각종 질병에 노출될 확률은 더 높아졌다. 누군가 아파서 병원 신세라는 소식이 들렸다하면 거의 대부분 암이고 부음을 들으면 사인은 십중팔구 그것이다. 틈만 있으면 우리 몸 구석구석 가리지 않고 무차별 파고드니 이제 암은 특정한 사람에게 닥친 불행으로 치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그간 일반적으로 친숙하게 알던 위암, 간암, 폐암은 물론이지만 피부암, 설암, 담도암 등 낯선 암들도 이제 심심찮게 들으니 우리 신체 중 암이 파고 들 부위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듯하다. 듣도 보도 못한 부위의 암은 사람들에게 새삼 건강관리의 경각심을 심어주고 또 한편으로는 공포감을 주기도 한다.

결혼 청첩장도 무수히 날아들지만 그에 못지않게 부고장도 빈번하게 받게 된다. 그 중 불과 얼마 전까지 서로 소통을 하던 사람의 급작스러운 부음을 듣게 될 때는 충격이 더 크다. 나이에서 오는 자연사가 아닌, 예기치 않은 죽음은 본인에게도 불행한 일이지만 가족이나 지인들에게도 황망함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암이면 예후를 듣고 대처하거나 경험자에 의해 여러 가지 도움도 받을 수 있지만 생소한 부위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 허둥지둥 하기가 십상이다. 그저 막연하게 대처했다가 목숨 하나 허망하게 보내버리고 난 가족이나 친구들의 애달픔은 그지없을 뿐이다. 적절하게 대처를 못한 자책감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학의 발달로 보거나 의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무리 애매한 부위의 암이라도 조기에 발견만 하면 대부분 완치 가능하다고 한다. 장기 3/2를 잘라내고도 거뜬히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무려 서 너 개 부위의 암을 앓으면서도 그럭저럭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다행히 수술을 하고도 신중하게 대처를 하면 일반인들과 같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지만 만에 하나 합병증으로까지 번지면 손 쓸 방법이 없다고 하니 암은 이래저래 무서운 존재다.

암환자 대부분은 처음엔 자신의 상태를 믿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삶에 대한 의지력을 상실하며 절망에 빠진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은 물리적인 치료를 거부하기까지 한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던 말이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이때부터 환자 자신이나 주위에서 어떤 마음가짐이냐에 따라 상태는 확연히 달라진다고 한다.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암일지라도 살려고 하는 의지와 의학의 도움을 받으면 분명히 이겨내고 건강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대부분 의사들은 환자들의 심리적인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살려는 의지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실제적인 예를 보더라도 자신이 암환자인 줄 아는 사람도 노래교실을 다니고 지인들과 취미활동을 하며 즐겁게 지내면 오히려 약 한 알과 주사 한 방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암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치료만 잘하면 그런대로 희망이 있는 부위와 결국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부위를 이야기 하곤 한다. 하지만 흔히 회자되는 최소한의 회생가능성도 없는 암은 있을 수 없는 것 같다.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 1차원적인 심리치료부터 실행하며 하루 다르게 발달하는 의학과 의술을 믿는다면 회생 불가능한 암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들이 그러하겠지만 암은 내 마음의 밝기와 의지에 따라 분명 극복가능하다. 본인의 마음과 병후 수칙을 잘 지키고 운동을 병행하면 잃어버린 건강은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에 앞서 미리 정기검진을 하고 스트레스 덜 받는 마음가짐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기본 수칙 1호다.

한번뿐인 인생, 아등바등 살 필요 없다는 말은 방만하게 살자는 뜻이 아니다. 치열하게 살되, 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마음을 갖자는 것, 불치병이라고 알고 있는 암도 이겨낼 수 있는 긍정적이고 온화한 마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요모조모 꼭 필요한 덕목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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