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안 대통령, 가습기살균제 피해 공식사과…“무거운 책임감 느껴”

[검경일보 조성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서 가슴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져야 할 기업이 있는 사고이지만 정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지원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을 면담한 자리에서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대표 15명이 참석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가족 대표를 만나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고 국회를 대표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분들의 사연들을 들으면서 늘 가슴 아프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이렇게 뵙게 됐다”며 “우리 아이와 가족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는데 그것이 거꾸로 아이와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목숨을 앗아갔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부모님들이 느꼈을 고통, 자책감, 억울함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절규하시는 부모님들 모습을 봤다. 정말 가슴 아프게 마음에 와 닿았다”며 “어떤 위로도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막막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부모님들, 건강을 잃고 힘겨운 삶을 살고 계신 피해자 분들, 함께 고통을 겪고 계신 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는 결과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고 피해가 발생한 후에도 피해 사례들을 빨리 파악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피해자들과 제조기업 간의 개인적인 법리관계라는 이유로 피해자들 구제에 미흡했고 또 피해자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환경부가 중심이 돼서 피해자 여러분들 의견을 다시 듣고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특별구제계정에 일정 부분 정부 예산을 출연해서 피해구제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법률의 개정이나 제정이 필요한 사안들은 국회에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여러분의 의견을 직접 듣고 앞으로 대책 마련과 추진에 반영해 나가겠다”며 “다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같은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국민이 더 이상 안전 때문에 억울하게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여러분께 위로가 되고 희망을 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오늘 하고 싶은 말씀들이 많으실 텐데 편하게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그 사정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발언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히 말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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