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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 稅法 ‘눈 가리고 아웅’
송교직  |  webmaster@pp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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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0  08: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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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교직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
지난 2일 정부는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와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를 인상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여소야대의 국회상황과 세금의 부수적 효과로 국민 전체가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 법안의 통과까지 찬반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의 세제 정책 변화는 이명박, 박근혜정부 하에서 추진된 세제 개편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각계의 논쟁에서 과거 10년의 법인세, 소득세 정책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 필자는 과거 정부의 세제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낳았고, 문재인 정부의 세제 정책 변화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명박정부는 2008~2009년의 글로벌금융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최고 구간 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는 등 법인세를 인하했다. 당시 정부는 법인세의 인하는 기업의 투자 증가, 고용의 창출, 가계 소득의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에 의한 낙수효과(trickling effect)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법인세의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가 나타나지만 선순환에 따른 경제활성화로 법인세 징수액은 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주장했다. 이후 2011년 과세 표준 2-200억 구간을 신설하여 법인세율 20%를 적용하고 있으나 최고 세율은 22%로 유지되고 있다.

이명박정부의 법인세 인하 이후 국회예산처에 따르면 기업이 부담하는 실효세율(외국납부세액, 지방세 제외)은 2008년 20.5%에서 2016년 16.6%로 낮아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지난 10년간 대기업 중심으로 감세 효과를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대기업들은 법인세 인하 이후 이명박 정부가 주장한 대로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가? 필자는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코스피(KOSPI)200에 속하는 기업 중 금융업을 제외한 대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하여 2008년 이후의 투자활동을 조사해 봤다.

2016년 이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은 4000억원 이상으로 이 기업들 대부분의 법인세 한계세율은 최고 구간에 속한다. 자산 대비 투자활동에 쓰인 현금흐름 비율을 계산해 보니 이 기업들은 2008년 8.6%에서 2016년 6.1%로 투자액을 줄여 왔다.

반면 해당 기업들은 자산 대비 현금(현금성자산과 단기투자자산 포함) 보유비율을 2008년 7.6%에서 2016년 9.9%로 늘렸다. 이 지표들을 통해 대기업들이 2009년 법인세 인하 이후 세금 절약액을 투자활동에 쓰지 않고, 내부에 현금으로 쌓아놓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는 필자가 한국 기업을 비롯한 아시아 8개국 기업들을 조사하여 2012년 Journal of Financial and Quantitative Analysis에 게재한 논문에서 기업들은 투자 축소를 통해 현금보유고를 늘리지만, 현금보유의 증가가 투자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결과와도 일치한다.

또한 과거 10년 동안 정부가 시행한 법인세 인하를 통한 기업의 투자 확대 정책은 실패했고, 낙수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정부의 과세표준 20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22%에서 25%로의 인상 발표는 과거 정부 정책 실패로부터 원상 회복하는 의미가 있다. 또한 2016년 기준 자산의 약 10%를 현금으로 쌓아놓고 있으면서도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는 대기업들에 대한 법인세 인상은 누진적 과세의 원칙에 부합한다.

다음으로 근로소득세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자. 과거 10년간 세율 적용 구간 변경, 소득공제 또는 세액공제 항목 변경 등에 관한 세법 개정은 있었지만 명목세율 인상은 없었기 때문에 이명박, 박근혜정부에서 소득세 인상은 없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2014년 소득공제 항목을 세액공제 항목으로 조정하는 세법 개정에 따라 실질적으로 소득세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 명목세율 인상이 없었기 때문에 소득세를 인상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과 같다.

2014년 세법 개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부담하는 교육비, 개인연금 등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한계세율이 24%인 과세표준 5000만원의 급여생활자가 연 400만원의 연금저축을 하고 있다고 하자. 2014년 이전에는 96만원(400*0.24=96)의 세금 축소 혜택을 누렸지만, 세액공제로 바뀐 이후에는 60만원(400*0.15=60)의 혜택만 누릴 수 있다. 이 급여생활자의 연금저축 1개의 항목만 고려하더라도 36만원의 소득세가 증가한 것이다.

당시 박근혜정부는 세법을 개정하면서 소득공제는 주로 고소득층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세액공제로의 변경은 부의 재분배 차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최근 연구들을 보면 2014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증세의 효과가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소득 10분위 중 5분위 주변의 중산층이 상대적인 소득세 인상률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되어 당시 세법 개정은 수직적 공평성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2014년 세법 개정으로 명목세율 인상은 없었으나 실질적인 소득세 인상의 효과를 낳고 있고, 중산층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소득세법 개정안은 3-5억 구간의 고소득자는 40%, 5억 이상 구간의 고소득자는 42%로 소득세율을 각각 2%인상하는 방안으로 2014년 세법 개정에 따른 중산층의 상대적 부담 증가를 고려하면 누진적 과세의 원칙과 부의 재분배 효과 차원에서 긍정적인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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