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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유라시아 개척 신북방시대 원년 되길북 6차 핵실험 도발과 문재인·푸틴 대통령 한·러 정상회담
  • 성원용
  • 승인 2017.09.0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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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메세 A4홀 내 양자회담장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회담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6~7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되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한·러 정상회담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 이유는 시대상황에서 비롯된다.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 및 6차 핵실험으로 이어진 최근 북핵위기 사태가 우려스러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한반도문제의 외교적·평화적 해결에 대한 원칙적인 공감대를 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지하듯이 러시아의 입장은 확고하다. 고조된 군사긴장의 수준을 완화해야 대화 국면이 열리고, 모든 문제는 평화적인 외교수단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최에 맞춰 5개 회원국 유력 언론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평양에 대한 압박만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다는 판단은 오류이자 전망이 없다”고 설파하며 “전제조건을 제기하지 않고 모든 이해당사국들의 직접적인 대화로 역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이것이 원론적인 수준의 공감대 표현이라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러시아에 거는 기대는 더 한층 클 수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마디로 ‘몸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러는 사드배치, 위안부 문제 등으로 불편하고 껄끄러운 중국, 일본보다 앞서 진행된다.

따라서 기대도 증폭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관심이 북핵문제로 좁혀지면 상황은 더더욱 그렇다. 현재 한반도 주변 강대국 중 남북한 모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러시아뿐이다. 따라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에서 러시아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또한 논리적이다. 러시아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정부의 ‘제재와 압력과 대화를 병행한다는 대북 방침’에 대해 적극 호응하고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아울러 이번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극동개발을 포함한 실질협력 증진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러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존재한다.

첫째, 현재 양국이 모두 실천과 행동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경협 의제는 ▲시베리아 자원 개발과 한반도 관통 가스관 사업 추진 등 극동지역 개발 ▲동북아 슈퍼 그리드(전력망 연결) ▲북극항로 공동개척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복합물류사업 ▲한러 농업·어업 협력 확대 사업 등 전통적인 범주를 넘어서기 어렵겠지만, 과거와 달리 실행력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극동 연해주의 ‘선도개발구’ 중심으로 농수산 가공물류지원단지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현재 논의되는 한국의 극동 투자가 소규모에 그쳐 러시아의 불만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신뢰관계를 다지면서, 상호보완적인 양국간 경협 잠재력을 실제로 구현하는 ‘성공사례’가 아쉬운 형편이다. 따라서 MOU 체결 건수와 예상 투자 규모를 과시하는 것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소규모 투자라도 조기에 착수·완공·운영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둘째, 이번 한·러 정상회담은 제3차 동방경제포럼 개최 기간에 열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전체 세션 기조연설을 통해 신북방정책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신북방정책 추진을 전담할 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그 위원장으로 대러 특사로 파견된 국회내 ‘러시아통’으로 불리는 유력 정치인을 임명했다. 이것은 상대국에 보내는 일종의 ‘신호’다. 한마디로 진정성을 갖고 한·러 경협 증진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한·러 경제협력 증진 방안 중 핵심은 금융지원 문제다. 서방의 대러 제재 국면 하에서 그 의미는 절대적이다. 이 시점에서 한국은 과거를 반성적으로 회고할 필요가 있다. 2013년 한·러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으로 투자 리스크 해소 및 자금 조달 원활화를 통해 민간 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총 30억 달러 규모의 투융자 플랫폼을 구축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제 집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운영상의 기술적인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대러 제재 국면에서 ‘지레 겁먹고’ 대러 경협을 회피한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투융자 플랫폼의 발전적 재건 및 실제 활용을 위한 기반 구축 등에 관한 논의가 보다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이 벽을 넘지 못하면 모든 합의는 말잔치며 허구에 불과하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열지도 주목된다. 신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신북방정책과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다. H-형의 한반도 경제벨트 조성은 남·북·러를 관통하는 가스관·철도·송배전망 연결과 궤를 같이 한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대북 정책의 얼개와 방향을 밝혔다면, 이번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를 지렛대로 삼아 북핵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러 3각 경제 협력은 그동안 러시아가 집요하게 요구해 온 협력 구도이기도 하거니와 한·러 경제협력의 잠재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유력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게중심이 남·북·러 3각 경제 협력에 과도하게 쏠리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자칫하면 과거처럼 한·러관계를 북한 문제에 귀착시켜 고유한 한·러 경협 의제 발굴에 태만할 수도 있고, 적기를 놓쳐 양자관계의 거대한 경협 잠재력을 무력하게 소진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투-트랙 동시 병행 전략을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실질 협력은 한·러 양자 경협 구도에 보다 집중하고, 이후 북핵 위기 해결 과정과 동조화해 남북러 3각 경제 협력 구도를 가동시키겠다는 구상을 러시아측에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성원용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지금까지 한·러관계를 규정하는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는 공허한 미사여구에 불과했다. 이번에야말로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러 양자관계를 명실상부한 상호 호혜적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2017년이 유라시아를 개척할 신북방시대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성원용  webmaster@pp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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