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아숙 재미화가

[검경일보 이주옥 자유기고가] 최아숙. 낯선 이름의 화가였다. 그녀는 소설 네트워크를 통해 꽤나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녀를 응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조용히 사랑받는 화가였다.

망명 작가라는 타이틀이 일단은 궁금했다. 전직 기자였던 그녀는 엄마의 입장에서 유치원 비리를 파헤치는 와중에 저지하는 세력들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당했다. 그 후 10년, 가슴 안에 똬리 튼 감정과 의식을 화폭을 통해 발산했고 급기야 갖은 어려움을 헤치고 미국시민권을 획득하고 입국했다. 그동안 타국에서 느낀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애증을 그림을 통해 표현했으며 지난 9월 서울(갤러리 마리)과 경남 경산(카페 노을풍경)에서 두 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 2일 오후, 5.18 민주화 항쟁과 세월호의 아픔을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 광주를 찾은 들꽃 같은 그녀를 만났다.

- 반갑습니다. 특별히 광주를 찾은 이유는.

타국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사는 중에도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지울 수 없었다. 한국사회의 국가적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과 염려가 많았다. 그중 광주는 5.18민주화 항쟁의 역사가 있는 곳이고 특히 충격이 컸던 세월호 사건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시대의 아픔을 나누고 싶었다.

- 광주에서는 따로 그림전시회를 열지 않은 이유가 있는지.

광주와 전라도민이 껴안고 있는 아픔 그 자체만으로도 내가 표현한 그림 이상의 감정이 솟구친다. 그런 아픔이 오롯이 자리하고 있는 5.18 묘역과 세월호 선체가 있는 목포를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것이 전시회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 그동안 미국에서의 10년 생활을 간단하게 들려주신다면.

타의에 의해 떠밀려간 입장에서 무엇 하나 수월한 게 없었다. 그곳에서도 아이와 함께 투쟁의 연속이었고 가까스로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기에 이르렀다. 그림을 그리면서 감정을 추스르고 향수를 달랬다. 고국의 자연이 곧 나였고 그 자연 속에 자유, 평등. 평화의 염원을 담았다.

- 미국에서 바라 본 한국은 어땠는지.

촛불집회를 비롯해 격변하는 정치 사회 경제적 변화를 지켜보면서 가슴 졸였다. 그밖에도 생활 속의 아픔으로 다가온 아동학대는 특히 가슴 아팠다. 또한 한국의 경제나 젊은이들의 취업난도 걱정됐다.

- 추구하는 삶이나 개인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부터 시작해서 나아가서는 한국과 세계로까지 시야를 넓혀 그에 따른 현실과 변화를 직시하면서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생활인으로서 일을 하고 밥을 얻고 그리고 꿈을 실현하고 싶다.

- 이제 그림이야기를 해 볼까요. 유난히 강렬한 색채가 눈길을 끄는데요.

한반도를 모티브로 했다. 무엇보다 인간 자체의 삶에서 실존주의에 입각한 자유, 평등, 평화를 추구한다. 그런 감정이나 의식이 그림으로 표현되고 색채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이번에 전시된 그림의 테마는 '승무, 자연 속에서 배우는 자유, 평등, 평화'다. 강렬하고 역동적인 색채가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며 행동하는 지성인으로서 내 안의 열망을 대신한다.

- 전시회를 하고 한국에서의 행적이 기사화 돼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언제나 화가가 아닌 소시민으로서 조국을 바라보았으며 앞으로도 그런 삶을 추구한다. 무엇보다 나의 그런 의식이나 행위가 다른 소시민들의 시장경제와 서민경제를 바라보는 의식개조에 영향을 끼치기를 바란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삶의 개선은 시민 자신의 자각으로 시작된다. 아이가 온전히 자라고 청년들이 열심히 일하고 노인들이 평온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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