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집전
[검경일보 조성수 기자] 교황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현지시간) 교황청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의 집전으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했다.
이날 미사에는 교황청 주요인사와 외교단, 한인 신부와 수녀, 재이탈리아 동포 등 500명 이상이 참석했으며,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함께했다.
미사가 끝난 후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주제로 연설했다.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다”며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되고,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며, 우리는 기필코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강론을 통해 남북한이 분단 아픔을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을 환영하면서 한반도의 조속한 평화 정착을 위해 세계가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 연설 전문 |
찬미 예수님! 존경하는 파롤린 국무원장님, 가톨릭의 고향,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여러분을 만나고 미사를 올리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한반도 평화기원 특별미사를 직접 집전해 주신 국무원장님, 그리고 따뜻하게 환대해 주시고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교황청 관계자들께 한국 국민들의 마음을 담아 깊이 감사드립니다. 반세기 전인 1968년 10월 6일, 이곳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국의 순교자 24위가 복자품에 올랐습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그날 강론에서 “한국교회의 훌륭한 표양을 본받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낮은 곳으로 임해 예수님의 삶을 사회적 소명으로 실천했습니다. 한국의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사회적 약자와 핍박받는 사람들의 곁을 지켰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헌신을 보면서 가톨릭을 모범적인 종교로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지금까지 남·북한은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앉았습니다. 한국의 국민들은 2017년 초의 추운 겨울,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촛불을 들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새로운 길을 밝혔습니다. 교황청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 주었습니다. “평화를 갈망하며 형제애를 회복”하고 있는 남과 북, 우리 겨레 모두에게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주신 교황성하와 교황청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파롤린 국무원장님, 기독교와 유럽문명이 꽃피운 인류애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한반도에 용기를 주었습니다.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습니다. 시편의 말씀처럼,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입니다.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입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