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 27일 새벽 구속됐다. ‘양승태 사법농단’ 수사 4개월여 만에 첫 구속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께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수사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승태 사법농단’과 관련, 그간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거듭 기각돼왔다. 법원이 이렇게 찬물을 끼얹으면서 검찰의 수사를 막아서자 ‘제 식구 편들기’라는 여론의 비판이 거세졌고, 결국 법원도 사법농단 실체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검찰은 2012년∼2017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역임한 임 전 차장이 청와대·국회의원과의 ‘재판 거래’, 법관 사찰, 공보관실 운영비 유용 등 대부분 의혹에 연루됐다고 보고 있다.

임 전 차장의 핵심 혐의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소송 등에 개입한 정황 등이다. 이밖에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공무상비밀누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총 30개에 이른다.

특히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서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공범으로 적시했던 만큼 향후 검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태 사법농단’ 수사 4개월여 동안 검찰은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노력에 대한 성과가 없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사법농단의 ‘실무총책’이 구속된 만큼 검찰은 ‘몸통’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헌정질서를 뒤흔든 사법농단의 실체적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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