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 전남의 문화역량 발휘로 29만여 명의 다양한 관람층 몰려

[검경일보 서채옥 기자]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두 달의 대장정 기간 동안 29만여 관람객이 몰려오는 등 ‘예향 전남’의 문화역량을 유감없이 발휘, 수묵의 ‘예술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31일 폐막했다.

‘오늘의 수묵, 어제에 묻고 내일에 답하다’란 주제로 열린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는 15개국 26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목포와 진도 6개 전시관에 312점의 참신하고 수준 높은 작품을 전시했다. 수묵놀이교실 등 체험행사를 통해 차세대 문화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는 등 전통수묵을 성찰하고 한국수묵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수묵축제의 전범(典範)을 보여줬다.

그 결과 당초 우려를 깨고 두 달 동안 외국인 1만 6천 명을 포함해 총 29만 3천여 명이 전시작품 관람 및 체험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람층도 전국 각지의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생, 미술을 공부하는 대학생, 가족단위 관람객, 외국인 유학생, 아마추어 화가, 각종 동호회 단체 등 다양했다.

그동안 수묵은 동양의 정신세계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뛰어난 미술 장르임에도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이에 전라남도는 예향남도의 위상 재정립을 위한 ‘남도문예 르네상스’의 선도사업으로 2016년부터 추진, 2017년 기획재정부로부터 국제행사로 승인받고, 김상철 동덕여대 교수를 총감독으로 선임해 행사를 준비했다. 올 들어 2월부터 전남권 100여개 초중고와 수묵 전공 대학교, 미술관, 광역지자체, 향우회 등을 방문해 홍보하고, 전남도교육청, 조선대, 광주예고, 전남예고 등과 업무협약도 했다. 서울 인사동과 광주송정역에서 홍보활동도 펼쳤다.

지역 농수산물 판매 확대를 위해 목포농협, 자유시장상인회 등과 업무협약을 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수묵비엔날레 입장권 금액 중 30%를 쿠폰(3천 원)으로 사용토록 해 지역로컬푸드 매장과 외식업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

국제행사임을 감안해 5~7월 ‘동방수묵지몽(東方水墨之夢)’이라는 주제로 중국 상하이와 홍콩에서 한국수묵 해외전시회를 개최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현지를 방문하고,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국내 대학, 국제교류센터, 외국인전담여행사, 자매결연국가 및 해외 대사관 등에 홍보활동을 펼쳤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다양했다. 5~7월 목포와 진도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수묵화 교육, 수묵머그컵 꾸미기 등 ‘수묵놀이교실’을 운영했다. D-50일에는 영화배우 김규리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해 대중적 관심도를 끌어올렸다. 진도와 목포의 11개 택시회사 대표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해 도민과 관광객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8월 초 전통시장과 연계한 ‘수묵 앞치마 예술제’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8월부터 10월까지 목포 일원에서 수묵퍼포먼스, 민속공연 등을 펼쳤다.

개막 전 프레스데이를 통해 주요 전시물을 미리 공개하고, 개막식 전날 국내외 참여작가 150여 명이 참여하는 전야제에서 개막 분위기를 달궜으며, 개막식 직전에는 ‘수묵과 현대미술, 간극과 접점’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수묵의 세계적 흐름을 진단하고 수묵의 미래적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2018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전통수묵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진도권에서, ‘현대수묵의 재창조’란 주제로 목포권에서 6개의 전시관으로 운영됐다. 진도권에선 실경산수화를 포함해 전통수묵의 깊은 울림을, 목포권에선 각양각색의 종이류와 스티로폼, 천, 나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현대수묵의 재기발랄한 표현을 볼 수 있었다. 또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비엔날레 정신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프로젝트로 ‘국제적수묵수다방(國際的水墨數多芳)’이 운영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수묵목판체험, 수묵캘리그라피, 수묵화그리기, VR수묵 등 다양한 수묵체험 공간은 관람 재미를 더했다. 미술작품의 특성상 해석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시관마다 열정 넘치는 도슨트들이 알기 쉬운 해설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처럼 첫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면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향후 국내 최대 수묵축제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최병용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장은 “12월까지 백서작업 등을 통해 준비단계와 운영 과정 전반을 돌아보고 공과를 면밀히 살펴 2회 행사 때부터는 시행착오를 줄여 첫 대회를 능가하는 알찬 비엔날레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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