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열질환 4526명 ‘역대 최고’… 고령일수록 위험

[검경일보 김성호 기자] 20일부터 여름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에 따라 온열질환자 응급실감시체계를 강화해 15일에 사전교육을 실시하면서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감시체계는 온열질환 발생현황과 주요특성을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전국의 약 500여개 협력 응급실을 통해 온열질환자 응급실 방문 현황을 신고받고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

연도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결과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과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폭염일수는 31.5일·열대야일수는 17.7일로 1973년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

또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접수된 온열질환자수는 4526명(사망 48명)이었는데, 이 또한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신고된 온열질환자 성비를 보면 남자가 3351명(74%)으로 여자(1175명, 26%)보다 많았다.

질환종류는 열탈진이 2502명(55.3%)으로 절반 이상이었고, 열사병 1050명(23.2%)과 열경련 518명(11.4%), 열실신 314명(6.9%) 순이었다.

인구수 대비 신고환자 비율은  40~60대 중장년층이 환자의 절반 이상(53%)을 차지하는 등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특히 지난해는 과거 5년(2013년~2017년)에 비해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약 5%p(25.6%→3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937명, 서울 616명, 경남 436명, 전남 322명 순으로, 과거 5년 평균에 비해 서울(7.3배)과 경기(5.5배), 인천(5.9배)에서 크게 증가했다.

실외는 3324명(73.4%)으로 절반이상을 차지했지만 과거 5년 평균에 비해 실내는 6.7%p 증가했고, 실외작업장이 1274명(28.1%)으로 가장 많았으며 오후 3시대에 환자 발생이 가장 높았다.

한편 지난해 온열질환자 사망사례는 48명으로 과거 5년 평균(10.8명)의 약 4.4배였으며, 질환종류는 모두 열사병에 의한 것이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71%(34명)였다. 이중 70대가 10명이었고, 80세 이상이 22명으로 고령자에서의 사망이 많았다.

지역별로는 경북(10명)이 가장 많았고, 발생장소는 실외30명(62.5%)·실내 18명(37.5%)이었다. 특히 실내는 5년 평균과 비교할 때 22.7%p 증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온열질환자 신고가 많았던 이유가 짧은 장마 이후 폭염이 오래 지속되면서 환자가 급증해 8월 중순까지 길게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특히 대도시의 집에서 발생한 사례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폭염 시 외출을 자제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등 일반적인 건강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서 “쪽방촌 등 열악한 주거에 거주하는 취약계층과 보살핌이 필요한 대상자에게 무더위 쉼터 연계 등 맞춤형 폭염예방을 지자체·관계기관과 협력해 지속적으로 강화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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