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사라진 남편의 시신과 의문의 죽음을 풀어달라는 안타까운 사연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지난달 2일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남편 시신 실종, 그리고 의문의 죽음'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이 같은 사연을 청원했다.

A씨는 청원에서 "이번엔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까? 수년째 제가 반복하는 질문"이라면서 "과거 남편이 사망했던 병원 현장과 기록마저 없어져간 지금, 무엇보다도 사건관계자의 양심고백과 증언이 절실하기만 하다. 민원을 처리하는 국가 기관을 상대로 남편의 의문사 진상규명을 해결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한계가 무엇인지를 이 사건의 정황들이 명확하게 말해주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길고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낸 저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딱 하나다. 이제는 의문을 풀어달라는 것이다. 남편은 사망을 했는데 시신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세월 속에 숨어버린 진실을 찾아 저는 오늘도 뛰고 있다"면서 "이제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왜냐하면 저는 제 남편의 아내이자 남겨진 두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95년 2월경 해외출장을 떠났던 남편이 갑작스런 복통으로 쓰러졌다가 열흘 만에 식물인간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진단을 받게 됐다.

이에 A씨는 남편 회사측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치료비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회사 업무 차 출장을 가긴 했지만 단순 지병으로 인해 입원을 했고 쎄미코마(Semi Coma)상태로 진행된 것은 회사와는 무관하며 산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그해 12월 12일 남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A씨는 그렇게 남편을 잃었다. 남편의 사망보상금도 한 푼 받지 못한 채 시신은 아무도 모르게 국내에서 사망 처리돼 2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A씨는 "도대체 남편은 왜 그렇게 죽었고 어떻게 법적 보호자인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서 유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걸까? 또 병원으로부터의 보상은 누가 받은 걸까? 저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너무나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죽음 앞에 직무를 이용해 사실을 은폐 조작한 혐의자들, 국가 기관의 공식 기록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왜곡된 진실 앞에 한 개인의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남편의 일은 또 다시 풀 수 없는 의혹으로 남겨질 것이다. 제가 지금까지 기다려온 세월만큼 사회의 부조리는 근절하고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에 공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애절한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저는 한국으로 돌아왔다던 남편의 유골을 아직 땅속에 묻지 않았다. 제 가슴속에 지금까지도 묻어둔 채 모든 의혹이 풀리는 날,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려 한다. 비바람 같은 삶 앞에 버팀목이 돼 준 두 아이들과 함께"라며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하지만 A씨의 이같은 애절한 청원에도 4,005명의 국민동의를 얻는데 그치면서, 진실이 영원히 묻히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여러정부를 걸쳐 20여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이 사건은 의문만 남긴 채 미궁에 빠져있다. 그런데도 이번 정부에서조차 '나몰라라' 식으로 외면한다면 이 사건은 영원히 묻히게 되고 말 것이다. '국민을 위한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억울하게 남편을 잃은 한 여인의 애절한 호소를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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