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F1 코리아 그랑프리] 올해 달라진 경기규정·타이어도 변수

유럽, 아시아, 북미, 남미, 호주 등 전 세계를 투어하는 초대형 모터스포츠 이벤트로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인기 스포츠로 평가받고 있는 F1(FORMULA 1).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오는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열린다.

전세계 188개국으로 중계돼 연간 6억명 이상이 경기를 시청하며, 경주장을 찾는 인원이 전세계 4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F1 대회는 마니아 층을 제외하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대회다. 하지만 대회룰을 안다면 어떠한 경기보다 재미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 ‘모터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F1.
◇ 모터스포츠의 꽃, F1

F1을 흔히 ‘모터스포츠의 꽃’이라 부르는 이유는 다른 대회와 비교할 수 없는 최첨단 기술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배기량 2400cc의 엔진이 750~780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같은 배기량의 일반승용차가 150마력 안팎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200km까지 가속하는 데 5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같은 놀라운 스피드와 내구성 때문에 머신의 가격은 대당 100억원을 웃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총 19개 대회 가운데 16번째 대회다.

12개 팀에서 2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해 총 24명이 레이스를 펼치는 F1은 성적에 따라 1위부터 10위까지 25점, 18점, 15점, 12점, 10점, 8점, 6점, 4점, 2점, 1점을 부여해 시즌이 끝날 때 최고득점자 및 팀이 각각 시즌 챔피언과 우승팀을 가린다.

◇ 2011 달라진 경기규정

지난 2009년 등장해 화제를 모은 에너지재생장치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s)가 올해 다시 돌아왔다.

KERS는 브레이킹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저장했다가 순간적인 엔진출력 향상에 이용하는 장치다. 하지만 고비용과 머신의 무게 부담 때문에 외면 당했다 올해 시즌 부활했다.

올해 역시 KERS는 자유의지에 따라 달 수 있는 선택사항이다. 다만 KERS로 인한 무게 부담의 불이익을 없애기 위해 머신의 최소 무게 규정을 종전 보다 20kg늘린 640kg으로 상향 조정해 이를 사용 하는 팀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몸무게가 무거운 드라이버틀이 겪었던 불리함이 조금 줄어들게 됐다.

또한 올해 시즌부터 드라이버는 리어 윙(Rear Wing)의 각도를 콕핏에서 조정할 수 있다. 리어 윙의 변형이 허용되지 않았던 지난 시즌까지 각 팀들은 레이스마다 각도를 달리 세팅했었다.

머신의 뒷 날개인 리어 윙은 직선 구간에서는 평평하게 누워 있는 형태가 유리하지만 접지력이 필요한 코너에서는 각도를 세우는 편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부활한 KERS의 순간 추진력과 리어 윙 변형을 통한 가속력을 동시에 활용해 단 한차례 추월 기회를 살리려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언제나 리어 윙의 각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습주행이나 예선에서는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결선 레이스 때는 이 기능의 사용이 제한된다.

우선 레이스 시작 후 2랩 이상을 주행한 뒤에 리어 윙 조작이 가능하며, 정해진 구간에서 앞 머신과 1초 이하로 거리가 좁혀졌을 때에만 작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두고 있다.

지난해 앞쪽 타이어 폭이 축소되는 규정에 따라 시도됐던 프론트 윙의 각도 변화는 올해부터 사라진다.

◇ 랩타임과 섹터타임

포뮬러원은 기록의 게임이다. 경주장을 한 바퀴 주파하는 시간 기록인 랩타임(Lap Time). 구간별 최고속도 기록 등 갖가지 숫자들이 레이스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랩타임의 경우 예선에서 보통 1바퀴당 0.1초~0.5초 정도의 작은 차이가 난다.

하지만 50바퀴 이상을 달리는 본선레이스에서는 이 작은 차이가 쌓여 엄청난 간격이 벌어진다. 결국 랩타임은 가장 빠른 드라이버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증거다. 이 때문에 포뮬러원은 속도를 다루는 스포츠임에도 최고 속도에 대한 언급은 자주 하지 않는다.

또한 랩타임 만큼 유용한 기록 정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섹터타임이다. ‘섹터’란 그랑프리 서킷을 임의로 3개 정도의 구간으로 나누어 놓은 것을 말한다. 각 섹터는 직선위주의 구간이거나 혹은 코너가 많이 배치된 구간 등 각각의 특징이 있다.

레이스 참가자들의 섹터별 기록을 지켜보면 해당 구간에 유달리 강하거나 약한 드라이빙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정보를 활용하면 특정 섹터에서 추월이 벌어질 가능성을 미리 예측할 수도 있다.

지난 1991년 이후 20여년만에 F1무대에 복귀한 피렐리는 올해부터 3년간 F1타이어를 공급하게 된다.

◇ 타이어를 주시하라

포뮬러원 레이스의 속도와 랩타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타이어다.

현행 규정상 모든 참가자들은 공식 타이어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두 종류의 타이어를 경기 도중 한 번 이상은 반드시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올해 F1의 관전 포인트는 타이어 교체다. 20년 만에 F1에 복귀한 이탈리아 타이어 메이커인 ‘피렐리’는 올해부터 3년간 F1에 타이어를 공급한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대회는 일본 브리지스톤이 타이어를 공급했다. 브리지스톤은 지나치게 내구성을 좋게 만들어 대다수 경주용차(머신)가 단 한 번만 타이어를 교체하는 원스톱 작전을 구사해 흥미를 반감시켰다. 이에 반해 피렐리 F1 타이어는 브리지스톤 것보다 마모도가 높아진 게 특징이다.

올 시즌 F1 피렐리는 2011년 시즌에 4종류의 드라이 타이어와 2종류의 웨트 타이어 등 총 6가지의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피렐리는 강도에 따라 하드(은색), 미디엄(흰색), 소프트(노란색), 슈퍼 소프트(빨간색) 4가지 종류의 타이어와 비가 올 때 쓰는 웨트(주황색), 인터미디어트(파란색) 2종류의 타이어가 있다.

그리고 타이어 컴파운드를 식별할 수 있도록 사이드 월에 서로 다른 색상의 로고를 새긴다. 시청자와 관중들이 레이스에 임하고 있는 드라이버들이 현재 사용하는 타이어가 무엇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피렐리 타이어에 빨리 적응하는 팀이 경기 주도권을 장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깃발신호를 읽어라

포뮬러원을 비롯한 모터스포츠는 길이 5km가 넘는 초대형 경주장에서 승부를 벌이는 스포츠다. 당연히 심판의 휘슬 소리가 들릴 리 없다. 따라서 경주차들은 깃발 신호에 따라 통제가 된다. 다양한 의미를 가진 10여 가지의 깃발 신호를 이해하면 레이스 상황이 더욱 쉽게 이해된다.

우선 녹색깃발은 포메이션랩의 출발을 알린다. 레이스 중에는 트랙 위의 상황이 없으니 마음껏 달려도 좋다는 사인으로 쓰인다. 청색깃발은 뒤에 추월을 시도하는 데 빠른 경주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깃발이다. 보통 선두권에 한 바퀴 이상 뒤진 하위차를 대상으로 한다.

흑색깃발은 패널티를 받은 드라이버의 차 번호와 함께 게시된다. 3바퀴 이내에 피트로 들어와 오피셜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백색깃발은 트랙에 구조용 앰블런스나 견인차 등이 투입돼 있으니 주의하라는 신호다.

적색깃발은 레이스가 중단됐다는 의미다. 사고나 악천후로 인해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을 때 게시된다. 흑색반기 깃발은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드라이버에 대한 경고 깃발이다. 엔트리 넘버와 함께 표시된다.

체크기 깃발은 모든 랩을 마치고 경기가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다. 메인 포스트에서 게시된다.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는 드라이버가 그날의 우승자다. 오일기 깃발은 노면에 오일이 흘러 있어 미끄럽다는 신호다. 레이스에서는 고장난 옆차가 흘린 오일이 가장 큰 사고 원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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