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카지노 출입한 공직자 감사, 경찰-검찰-국립대 교수 등 무더기 적발

공직자 수백여 명이 수년간 근무시간에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가 하면, 일부 고위직 공무원은 법인카드로 현금할인을 받아 게임비로 사용하다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 가운데는 불법 도박을 단속해야 할 경찰관 뿐 아니라 검찰 수사관,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 교수들도 무더기로 포함돼 있다.

모 경찰 간부 등은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기 위해 허위 병가나 허위 출장 보고도 서슴지 않았으며, 아예 근무지를 무단이탈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감사원은 5일 최근 4년간 평일 20차례 이상 카지노를 출입한 공직자 중 회계 담당, 5급 이상, 안전관리분야 근무자 등 465명에 대해 중점 감사를 벌여 이중 100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188명의 비위 사실을 소속 기관장에 통보했다.

특히 법인카드로 속칭 '카드깡'까지 해 도박을 한 공정거래위원회 차관보급 A씨에 대해서는 파면을 요구하고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A씨의 경우 지난 2009~2010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규제개혁추진단에 근무하면서 총 38회에 걸쳐 근무지 또는 출장지를 무단으로 이탈해 강원랜드를 찾았다.

A씨는 작년 11월 감사원에 카지노 무단출입 사실이 적발돼 대기 발령됐으면서도 10일간 7번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받은 업무용 법인카드로 총 66차례에 걸쳐 식비 등을 결제한 것처럼 '카드깡'을 한 8500여만 원도 카지노에서 게임비 등에 사용했다.

A씨처럼 이번에 감사원이 징계 등의 조치를 요구한 288명 중에는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교육직 81명, 경찰 20여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최근 4년간 휴일을 포함, 평균 176차례 카지노를 드나들었고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횟수도 평균 20회에 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속 B씨는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주택건설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총 14회에 걸쳐 근무시간 및 교육 파견 중에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카지노를 출입했다.

B씨는 또 총 22회에 걸쳐 직무 관련 시공업체 관계자와 카지노에 동행해 총 210만 원을 받아 게임비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B씨에 대해서도 징계를 요구했다.

한국가스공사 직원 등 소방·안전관리 분야 근무자 11명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에 4회에서 79회에 걸쳐 근무시간에 카지노를 출입하다 적발됐다. 감사원은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6개 기관장에게 관련자 11명을 징계하도록 요구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5급 상당 이상 간부직급 공직자의 비위가 대거 적발됐다. 간부직급 공직자 23명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 사이에 9회에서 205회에 걸쳐 근무지 등을 무단이탈해 카지노를 출입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소속 C씨는 2006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5년간 교과서 검정 등 업무를 수행하면서 총 21회에 걸쳐 출장 중 출장지를 무단이탈해 카지노에서 게임을 했다.

C씨는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모 재단의 위원을 겸직하면서 원고료 명목으로 8700만여 원을 수령하는 등 부당 영리를 취한 혐의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등 23개 기관장에게 C씨 등 간부급 공직자 23명을 징계하도록 요구했다.

이밖에 근무지 무단이탈 등 허술한 복무 지도·감독도 문제가 됐다. 지식경제부 소속 D씨 등 184명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2010년 12월 사이에 적게는 1회에서 많게는 63회에 걸쳐 근무지 등을 무단이탈하여 카지노에서 게임을 했다.

감사원은 지식경제부장관 등 68개 기관장에게 적정한 처분 후 그 결과를 감사원으로 통보하도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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