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강남여성병원.

[검경일보=강민성 기자] ‘피임, 남자와 여자 어느 쪽이 하는 것이 더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안전한 성생활 위해 남녀 양쪽이 다 하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결혼 여부에 관계 없이 피임을 남성들의 콘돔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미혼일 때는 콘돔에 주로 의존하다가, 결혼과 출산 후에는 부부 중 어느 쪽이 피임을 하느냐를 두고 부부가 신경전을 벌였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된다.

이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박애별 위원은 "결혼 여부, 출산 계획 등 커플들의 변수에 따라 피임방법에 여러 가지 조합이 있을 수 있겠지만, 피임은 양쪽이 다 하는 것이란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완벽해야 할 피임은 구멍 뚫린 콘돔처럼 약간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실례로 성 개방적인 문화의 네덜란드에서는 10대 성교육 때부터 ‘더블더치’라고 해서 남자는 콘돔, 여자는 피임약을 통해 임신과 성 감염성 질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고, 20세 이하의 청소년 중 18%가 더블더치로 피임을 실천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고 한다.

박 위원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콘돔은 정확한 사용법대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실패확률이 15%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콘돔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완벽한 피임방법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성 관계를 통해 심각한 성병뿐 아니라 간단한 생식기 염증도 상호전파될 수 있는 만큼, 콘돔은 성 감염성질환 예방을 위한 보조적 피임방법으로 쓰이는 것이 옳으며, 남성이 콘돔으로 피임을 하더라도 여성도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피임방법을 선택해 실천하는 것이 좋다.

박 위원은 남성의 콘돔처럼 여성이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피임방법은 피임약이라고 소개했다. 체내에 삽입하는 등의 시술이 필요 없고 임신 계획이 있을 때는 복용을 중단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한국 여성들은 호르몬 요법에 대해 예민한 편인데, 요즘은 저용량 피임약이 보편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체중이나 피부 트러블 때문에 피임약을 꺼리던 여성들도 복용할 수 있는 약도 있으므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에게 잘 맞는 약을 선택하면 장기 복용도 가능하다.

출산을 마친 여성이라면 정관수술과 루프시술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도 많은데, 남편에게만 미루지 말고 여성이 피임시술을 받는 것도 좋은 피임법이 될 수 있다.

박 위원은 "미레나 등의 자궁내 피임장치를 선택하면, 시술도 간단할 뿐 아니라 완벽에 가까운 피임성공률에 생리 때마다 생리량도 줄어들어 편리하다는 주부들이 많다"고 전했다..

애정남이 정해 주듯이 요약하자면, 피임은 남자와 여자 양쪽이 하는 것이 옳다. 출산 계획에 따라 남성은 콘돔 여성은 피임약, 남성은 콘돔이나 정관시술, 여성은 피임약, 피임장치 등의 조합에서 어떤 것을 고를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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