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헌정사상 최초 국회의장 신분 20~21일 검찰 소환될 듯

[검경일보=조성수 기자] 옛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고승덕 의원실에 돈 봉투 전달한 당자자로 지목된 ‘뿔테남’ 곽 모(34)씨가 극비리에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곽 씨는 2008년 전당대회 당시 고승덕 의원실에 직접 돈 봉투를 전달했고, 조정만 정책수석비서관의 책상 밑에서 많은 돈 봉투를 목격했다는 인물이다.

곽 씨의 검찰 조사는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소환 조사한 지 하루도 안 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검찰 안팎에선 곽 씨의 소환조사가 마무리되면, 김 전 수석의 사법처리가 곧이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16일 새벽 러시아에서 귀국한 곽 씨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유학 중이던 곽 씨는 거주지인 크라스노다르에서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12시간의 비행 뒤 이날 오후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곽 씨를 상대로 김효재 당시 상황실장과 박희태 후보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 3시간여 동안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누구 지시로 돈 봉투를 전달했는지, 다른 의원들에게도 같은 심부름을 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곽 씨가 자신에게 봉투 전달을 지시한 특정인물을 지목하거나 돈 봉투를 전달한 다른 의원들을 거명했을 경우 수사는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돼온 박희태 국회의장도 곧 소환돼 검찰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조사 시기를 오는 20일 또는 21일로 잡고, 현재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번 수사의 최종 종착지로 여겨 온 박 의장을 직접 검찰청사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한 달 넘게 끌어온 이번 사건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애초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어 박 의장에 대한 사퇴서를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선거구 획정에 대한 여야 간 입장 차이로 본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박 의장은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국회의장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될 전망이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김 전 수석과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 등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과 수위를 일괄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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