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만 뺀 검찰’…예우차원 검사 3명 방문 16시간 철야조사

[검경일보=조성수 기자] 옛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9일 이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돼 온 박희태 국회의장을 방문, 16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현직 국회의장 신분으로는 사상 두 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는 박 의장을 예우 차원에서 검찰청사로 소환하는 대신 한남동 의장 공관에서 검사가 직접 방문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뤄진 박 의장 신문에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이상호(45·사법연수원 22기) 부장검사와 송강(38·연수원 29기)·박태호(39·연수원 32기) 검사 등 3명이 투입됐다.

16시간가량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된 점을 미뤄 예우는 하되, 조사는 시쳇말로 ‘빡세게’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검찰조사는 자정 무렵 끝났고, 박 의장은 신문 조서를 1시간 30분 넘게 꼼꼼히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의장을 상대로 전대 당시 돈 봉투 살포 지시 여부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의 끈질긴 추궁에도 박 의장은 초지일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박 의장은 검찰조사에서 “경선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며 “자신은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박 의장 최측근 인사들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도 진행됐다.

검찰은 전대 당시 박희태 캠프의 재정과 실무를 담당했던 조정만, 이봉건 두 수석비서관을 주말 동안 각각 불러 박 의장의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검찰은 박 의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분석한 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와 수위를 일괄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번 주 중 한나라당 전당대회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 사건은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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