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사 사건 검찰 지휘 ‘검찰사건사무규칙’ 법제처 통과

▲ 조현오 경찰청장이 14일 경기 용인 경찰대학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28기 졸업 및 임용식'에서 졸업생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찰청
[검경일보=양수안 기자] 경찰의 내사 사건을 검찰이 지휘하도록 개정한 ‘검찰사건사무규칙’이 검찰·경찰 간 갈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법무부는 개정 ‘검찰사건사무규칙’이 법제처 심사를 통과해 15일 관보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법무부령인 ‘검찰사건사무규칙’이 관보에 게재됨에 따라 이날부터 검찰은 경사의 내사 사건에 대해 지휘가 가능해 졌다.

그런데 개정안 가운데 규칙 143조 2항은 사법경찰관리(경찰)로부터 범죄인지서가 작성되지 않은 사건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제출받은 때 이를 ‘수사사건’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어 검경 양측 모두에게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검찰 측은 경찰 내사 사건은 사건번호가 붙지 않기 때문에 ‘수사사건’ 조항을 신설한 것이라며, 경찰이 정식으로 입건하지 않고 내사한 사건도 관리할 필요성이 있어 ‘수제(首題) OOOO호’ 등 번호를 붙인 뒤 ‘수사사건’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에 ‘사법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돼 있는 만큼 내사 사건이라 해도 국민인권에 영향을 주거나 경찰이 범죄사실을 인지해 ‘수사단계’라고 검사가 판단하면 지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찰은 새로 도입된 ‘수사사건’ 개념이 경찰의 내사에 대해서도 검찰이 지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꼼수’라며 비난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사건사무규칙은 법무부령에 불과하고 법률에 없는 개념이다. 특히 법제처 심사 과정에서 ‘검찰이 경찰 내사 사건까지 지휘하려는 시도’라고 그 부당성을 충분히 알렸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이는 정상적으로 내사 종결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지휘를 하려고 할 경우 그 지휘에 따를 수 없다는 경찰 측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서 것이어서 검경 양측 간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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