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1만 4300명 활약…외국인도 400명

2002 한·일 월드컵, 2010 서울 G20 정상회의, 지난해의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가까이는 지난 3월의 핵안보정상회의까지.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치른 모든 국제행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안으로 밖으로 내 일인 것 마냥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엑스포)장을 찾아가면 입구부터 눈에 띄는 파란색과 형광 노란색의 점퍼로 옷을 똑같이 맞춰 입은 사람들이 보인다. 이들이 바로 여수엑스포의 자원봉사자들이다. 사람들이 다가가 무언가를 물어보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시작하는 자원봉사자들.

▲ 여수엑스포를 찾은 관람객을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
여수엑스포의 순조로운 진행에는 곳곳에서 보이게, 보이지 않게 활동하는 수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는지난해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의전총괄부, 프레스센터, 공연행사부등 23개 부서에 1만 4300명의 자원봉사자를 선발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선발된 자원봉사자들은 원할한 활동을 위해 사전에 3개월 간의 사이버교육, 집합교육, 리더교육, 현장교육에 참여했다.

10기수로 나뉜 봉사자들은 지난달 28일 박람회장 엑스포홀에서의 발대식을 시작으로 5월 5일 리허설을 거쳐 실전에 투입됐다. 이들은 8일 근무팀과 10일 근무팀으로 구분해, 엑스포장 안팎 44개소에서 각 분야별로 자원봉사에 나선다.

정문을 거쳐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를 지나자마자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어르신 봉사자가 눈에 띈다.

올해 79살의 김흥식 어르신이다. 40년 넘게 여수사람으로 살아온 어르신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에서 치러지는 국제행사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자원봉사에 지원했다고 한다. 현재 김 어르신은 또래 어르신들과 장애인들의 도우미 역할을 맡아 안내를 돕고 있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전혀 힘들지 않다며 오히려 건강에도 좋다는 김흥식 어르신. 인터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도움을 요청하는 다른 어르신을 부축하러 걸음을 옮기는 어르신의 뒷모습이 든든해 보인다.

이번 여수엑스포에는 여수와 인근지역인 순천, 광양주민이 전체 자원봉사자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전국 각지에서 투입된 인력들이다.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수엑스포장 4문에 위치한 엑스포타운에서 숙박을 해결하고 있다.

남해군 출신의 정순지(59세) 자원봉사자는 “일생일대의 자원봉사 기회잖아요. 친구들도 다 같이 하게 되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라며 연신 싱글벙글 웃음 띈 표정으로 말을 이어 나간다.

국제관의 질서유지를 맡은 그녀는 직접 와 본 여수엑스포 현장에 놀랍다며 본인 인생에 큰 추억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번 여수엑스포에는 11개국에서 온 400여명 외국인 자원봉사자도 활동 중이다.그들 중 프랑스 출신의 부산해양대학교 교환학생 루히 엘로디(Laulet elodie)가 있다.

엘로디 씨는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해 많은 한국인들도 만나고, 그들을 돕고 싶어서 이번행사에 지원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할 수 있어 무척 행복하다는 엘로디씨.

한국말도 능숙해 통역이 아니라 내·외국인의 안내를 돕는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여수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56년 동안 여수에서만 살았다는 김연옥 자원봉사자는 “여수사람으로 큰 규모의 행사가 치러지는 것에 대해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여기 와서 봉사할 수 있어서 무척 좋고요” 라며 흥분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봉사자는 또 “조금 미흡한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많아요!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 직접 오셔서 눈으로 봐야 제일 좋을 것 같아요”라며 여수엑스포 홍보대사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그녀와의 인터뷰는 찾아오는 분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 되었다.

부지런히 여수엑스포장 곳곳을 누비며 행사를 빛내고 있는 1만 4300명의 자원봉사자. 이제 여수엑스포를 방문하면 파란색과 형광 노란색의 점퍼를 입고 있는 그들을 찾아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바란다. 장담하건데 아마 친절한 그들의 매력에 누구라도 푹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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