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폭탄 테러 희생자 추모 위해 닷새간 조기 게양 지시

[검경일보 조성수 기자] 마라톤에 참가한 아빠를 축하하러 나왔다가 폭탄테러로 변을 당한 8살 소년의 사망소식에 전 세계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보스톤 마라톤 테러 사건 희생자 가운데는 한 명인 마틴 리처드(8)는 사고 당시 결승선 부근에서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아빠를 축하해 주려 앞으로 나가던 순간 폭발이 일어났고 소년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폭발로 마틴의 5살짜리 여동생도 발목이 절단되는 심각한 상처를 입었고, 마틴의 엄마 역시 머리를 다쳐 병원에 후송됐다.

사고현장의 목격자들은 “왼쪽에 쓰러져있는 소년을 봤다. 처음에는 옷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소년의 팔이었다. 팔을 잃은 소년이 옆에 있었다. 엄마는 머리를 크게 다쳤고 초등학교 1학년 여동생도 다리를 잃었다”고 참혹한 현장을 전했다.

보스턴을 순식간에 핏빛으로 물들인 이날 참사는 부모 손을 잡고 따라 나온 어린이들의 피해가 유독 컸다. 부상자 가운데 적어도 8명은 어린이들이며, 이들 중에는 2살 난 남자 아기도 끼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외신들이 앞니 유치가 빠진 채로 해맑게 웃고 있는 故 마틴의 사진을 공개하자, 미국민들 사이에서는 무고한 죽음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닷새간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스턴에서 발생한 무분별한 폭력행위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백악관을 비롯한 미국 영토 내에 있는 모든 공공건물과 군대, 기지, 해군함정 등에 오는 20일 일몰 때까지 성조기를 조기로 게양할 것을 명령했다.

또 외국의 대사관, 공사관, 영사관 건물과 군부대, 해군함정, 기지 등에서도 조기를 달도록 했다.

사고 직후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폭발이 누구 소행인지 밝혀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누가 왜 이번 일을 저질렀는지 모른다. 미 국민들은 우리가 모든 사실을 알기 전에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말기 바란다. 그러나 실수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누가, 왜 이 일을 저질렀는지 근본부터 파헤칠 것이다. 이 일에 책임 있는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법에 있는 최대한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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