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3.0 국민생활 어떻게 달라지나?…엘리트 지식보단 시민의 요구가 우선

[검경일보 양수안 기자] ◆ 어린이집, 정보공개로 찾아준다=지난 5월 발표된 ○○구 지역 어린이집 관리 실태를 보고 놀란 5살, 3살 두 아이의 엄마 A는 아이를 맡길 어린이집 때문에 전전긍긍했지만, ○○구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공개된 어린이집 아동과 보육교사 수, 급식현황, 위반처분내용까지 확인해 보고 아이들을 믿고 맡길만한 동네 어린이집을 찾을 수 있었다.

◆ 공개대상 정보 미리 공개한다=현재 정보공개시스템(www.open.go.kr)은 쉽고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정보를 이용할 수 있지만 청구를 해야 하고 처리기간도 여러 날 소요되는 불편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앙부처, 지자체의 공개대상 정보는 국민이 청구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조회-열람할 수 있다. 이제 마우스 하나로 실시간 모든 행정기관의 정보를 한눈에 원문정보까지 열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제도는 세계 최초로, 행정기관이 생산하는 공개대상 원문정보를 인터넷에 자동 게시하는 것이다.

▲ 정부 3.0 비전과 전략.
◆ 국책사업, 꼭 국민의견 수렴=40년째 경치 좋은 고향마을 ○○군에서 어머니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A씨는 마을 인근 ○○천에 댐이 건설된다는 말을 듣고 막막했다. 댐 건설로 정든 고향을 떠나 수몰민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삶의 의욕이 떨어졌다. 댐 건설사실을 알려준 적도 없고, 주민의견을 제출할 기회도 없었다.

앞으로 이런 고민과 의견은 범정부 온라인 소통 창구인 국민신문고의 정책토론방에서 토론할 수 있게 된다. 댐 건설, 주거단지 개발 등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사업(5천억 이상)에 대해 정책의 결정, 집행과정에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 시민의 거친 의견을 소중히…=서울시의 ‘천만상상오아시스’와 경기도 ‘온통’(溫通)처럼 앞으로 정부3.0의 기본 가치인 개방·공유·소통·협업이 행정전반에 스며들게 할 전망이다. 국민과의 협치를 통해 민·관 간 소통·협력 채널은 모든 행정기관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제 소수 엘리트의 포장된 지식보다는 다소 불합리하고 거칠더라도 시민 한사람의 절실한 요구가 더 소중한 대접을 받는 시대가 온다.

◆ 누구나 ‘투잡’이 가능해진다=최근 B씨는 산악클라이밍 동호회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여행이 즐거웠다기보다는 늘 똑같은 패키지 여행상품에 식상함을 느꼈다. 평소에 여행도 즐기는 B씨는 자기와 같은 불만을 품은 여행객이 많다는 것을 알고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여행사를 창업했다.

◆ 주먹구구식 마케팅 이젠 끝=B씨는 더 이상 주먹구구식의 상품개발은 인기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분석해서 상품을 개발(‘데이터 ○○길’)하였다. 처음엔 어렵고 막막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날씨·교통·지리·숙박정보, 국민 소비패턴 통계나 데이터, 지역별 특성 정보 등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쉽게 활용할 수 있었다.

C씨는 이미 가지고 있던 고객관리데이터에 다양한 공공데이터를 자유롭게 융합한 맞춤형 여행서비스를 제공해서 히트를 치게 되었고, 동업자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 주차 스트레스, 한방에 해결=아직 운전이 미숙한 직장녀 G씨는 운전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특히,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도로를 배회하면서 발생하는 ‘주차 스트레스’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가족과의 여행, 외식, 쇼핑 등이 늘면서 자가용 이용 시간도 늘고, 이와 함께 골치 아픈 주차 공간에 대한 스트레스도 급격히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직접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는 주차장 정보가 민간에 개방되어, G씨 뿐만 아니라 모든 운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비어 있는 주차 공간 및 주차장 위치, 정산 요금, 운영 시간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전국 단위로 보급되어, 주차스트레스가 해소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연료비 절감, 도로 배회로 인한 매연 방출량 감소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과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 데이터 개방 골목상권 회복=실버세대가 집중된 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F마트의 K씨는 요즘 정부가 개방하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영업마케팅에 활용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배달이나 택배서비스를 할 때 예전에는 어디에 얼마만큼의 수요가 있는지 몰라서 허둥지둥했지만, 최근에는 실버세대 밀집지역에 어떤 형태의 세대가 얼마나 몰려있는지, 소비성향은 어떤지, 어떤 서비스를 선호하는지를 미리 알고 ‘쇼핑약자’인 고령자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골목상권에서 소매업을 하는 작은 F마트지만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서비스질도 높아졌고, 매출 역시 자동적으로 높아지게 되었다.

◆ 생활불편도 스마트폰 접수=직장인 J씨는 집 근처의 주택가 도로가 깊게 패인 상태로 방치되어 있어 운전하는데 불편함을 느꼈다. 그러나 어느 기관에 민원을 제기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잊어버리기 일쑤여서 매번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뉴스에서 ‘생활불편 스마트폰신고서비스’를 알게 된 J씨는 바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패인 도로의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어 신고했더니 위치설명을 따로 하지 않아도 사진과 위치가 해당 기관으로 바로 전송되어 접수 처리되었다.

J씨의 민원을 접수한 도로관리 담당 공무원 K씨는 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도로의 정확한 위치와 도로 패임 정도를 즉시 파악할 수 있어 신속하게 도로를 복구하였고, 조치 사항과 사진을 J씨에게 통지하여 주었다. 이러한 시스템은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 ‘국가표준인증 통합서비스!’=플라스틱 수도관을 생산하는 L업체는 각 제품 별로 유사한 각종 인증을 취득·유지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이 업체는 K마크, KS, ISO, 단체표준 표시인증, 위생안전 기준인증 등 총 6가지 인증에 1798만원의 인증비용을 쓰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21개 부처가 운영하는 국가표준(2만 4000여 종), 기술기준(2만 4000여 종) 및 인증제도(185여 개)가 상당 부분 겹치는 점을 감안하여 표준·인증 관련 원스톱 통합 창구를 제공하여 표준인증 비용과 심사시간을 줄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L업체가 인증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을 제품개발과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되어 매출이 더 급속이 늘어날 전망이다.

◆ ‘주민참여 교통안전시스템’=초보운전자 B씨는 운전에 두려움이 있었다. 차량과 교통운영센터 간 통신을 할 수 있는 단말기를 설치한 이후,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고 주변상황과 연계하여 안개 위험지역, 사고 발생지역 등을 실시간으로 위험상황을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운행시 안전에 도움을 받았다.

또한, 급제동, 급격한 차로 변경 등 위험한 운전습관을 알려주고, 졸음 운전시의 패턴을 분석하여 졸음운전으로 판단될 경우 경고메시지를 보내어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을 받게 되었다.

◆ 내 아이 생애 서비스 한눈에=직장 다니며 셋째를 출산한 C씨는 출생신고만 하면 직장에서 ‘가족수당’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주민센터에 출생신고를 했다. 그런데 알지 못했던 ‘산전후 휴가급여 서비스’ 제도가 있다고 직장동료가 알려주었다.

신청 방법을 몰랐던 C씨는 수소문 끝에 고용보험공단에 산전후 휴가급여를 신청하여 90일 휴가분에 해당하는 135만원을 지급받자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직장동료나 C씨, 그리고 정부가 미처 보여주지 못한 것이 있었다. ‘육아휴직시 건강보험료’, ‘다자녀 이상 가구 전기료 감액’ 서비스를 알지도, 알려주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최근 셋째를 가진 동창생이 알려준 행정서비스에 관한 설명을 듣고 다시 한 번 달라진 서비스에 고마워했다. 그런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건강보험료 경감’신청은 고용보험공단에, ‘전기료 감액’은 한국전력공사에, 출생증명 발급은 다시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수혜 서비스를 받기 위해 관련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어려움은 없어질 전망이다.

◆ 재난피해, 한 번의 신고로 끝=태풍으로 인해 수해를 입은 D씨는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는 말을 듣고 주민센터를 찾았다. 복구자금 융자, 지방세 감면 등 다양한 지원이 있다는 말에 마음이 한결 놓였다. 하지만 막상 지원을 받으려고 하니 방문해야 할 곳도 많고 내야하는 서류도 너무 많아서, 정작 복구는 가족 손에 맡겨놓고 하루 종일 공공기관, 통신사 대리점, 세무서 등을 전전해야만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재난피해를 입은 주민이 복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피해신고만으로 세제·융자, 전기·통신료 감면 등 7가지 정부지원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관련 부처간 피해조사 결과를 공유하여 구비서류는 물론 피해사실 확인조사 등도 최소화하여 재난 피해주민의 불편을 해소할 계획이다.

◆ 장애인 복지, 안 기다려도 돼=장애인 A씨는 예전에는 장애인 등록하려면 병원에서 진단서 떼다가 주민센터에 접수, 한달 지나서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장애진단 받고 복지카드 나올 때까지 1~2주를 또 기다려야 했다.

복지카드 받을 때 장애인 혜택 설명용지가 주어지는데 여기 적혀있는 전기요금, 수도요금, 이동통신요금 혜택을 받으려면 기관마다 다 찾아가고 또 기다리고, 시간은 시간대로, 몸은 몸대로 더욱 불편하여 너무 힘들었다.

앞으로는 이러한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병원에서 진단받고 주민센터에 장애등록 신청만 하면 알아서 전기요금, 수도요금, 이동통신요금 혜택을 받게 된다. 그리고 장애진단을 받고 복지카드 나오는 기간도 반으로 줄어 예전처럼 한 달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행정기관의 일처리도 훨씬 더 빨라진다. 본격 시행되면 국민도 좋아지고 공무원들의 일손도 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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