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글로벌 리더십 발휘…‘세일즈 외교’ 성과도 풍성

[검경일보 박준언 기자] ‘철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이 선물 보따리를 한아름 안고 돌아왔다. 지난 6일부터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잇따라 방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외교무대에서 다자외교와 ′세일즈 외교′를 펼친 박근혜 대통령이 6박8일간의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을 끝으로 12일 밤(현지시간) 전용기편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할림 공항을 출발, 13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6박8일간의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순방을 마치고 13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베가완에서 개최된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4개의 다자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초청으로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일정까지 소화했다.

지난 9월 러시아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및 베트남 국빈방문을 통해 ‘다자·세일즈외교′를 시작한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역내 국가 정상들과의 신뢰구축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동반성장의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 APEC, 아·태 외교 ‘글로벌 리더십’ 발휘 =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 다자외교에 나선 박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세일즈외교 뿐 아니라 APEC 내에 구축된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박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첫날인 지난 7일 세션1 선도발언을 통해 ▲다자무역 체제 강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도하개발어젠다(DDA) 성과 도출 촉구 ▲보호무역조치 동결 및 연장 ▲기존 보호무역 조치 철회 등을 강조했고, 이 내용들이 APEC 정상선언문에 반영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또 박 대통령은 남태평양 도서국 정상과의 대화 및 정상회의 세션2, 업무오찬 등에서 지속가능한 발전 및 APEC 내 민간인프라 투자 촉진과 관련된 한국 경험과 개도국에 대한 기여를 소개하며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거둔 큰 성과는 중국과 대북 문제에 대한 공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에서 시 주석으로부터 “북핵 보유를 반대하며 북한의 추가적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한다”는 분명한 발언을 이끌어 냈다.

◇ 아세안 대북정책 지지 확보 =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 EAS의 의장성명에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지지가 담긴 점도 주목할한 성과다.

이는 다자회의 차원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가 처음으로 문서로 표시된 것으로 청와대는 “우리나라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번영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큰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의장 성명 17조는 “우리는 한국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및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환영했다”고 명시했다.

또 “한반도의 평화·안보·안정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이 관련 UN안보리 결의안상의 의무와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 공동성명 하의 약속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며 “우리는 비핵화에 관한 실질적 진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뿐만 아니라 평화적인 방식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모든 노력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아세안 정상들은 “지난해 1310억달러였던 한-아세안 회원국 간의 연간 교역 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15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 자유화와 업그레이드를 위해 현재 진행중인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다자회의와 별도로 브루나이, 싱가포르, 호주, 미얀마 등 4개국 정상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갖고 ‘세일즈 외교’도 적극 펼쳤다.

◇ 세일즈 외교 하이라이트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 세계 4위의 인구대국이자 에너지·자원 부국으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은 이번 순방 ‘세일즈 외교’의 하이라이트였다.

박 대통령이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연내에 타결하기로 합의한 것이 가장 큰 성과물로 꼽힌다.

CEPA가 타결되면 인도네시아 시장이 사실상 모두 개방되는 효과가 있어 우리 기업의 수출이 크게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국방 분야 협력에 관한 협정, ▲경제특구 개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 ▲창조문화산업에 관한 양해각서, ▲산림 휴양 및 생태관광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양국간 실질협력 분야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 순다대교(170억달러), 수카르노 하타 공항철도(10억달러/하반기 발주 예정) 등 인도네시아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산림, 신재생 에너지 및 대체 에너지 개발을 위한 협력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T-50 고등훈련기(16대/4억달러), 잠수함(3척/10.9억달러) 등 양국간 방산협력의 진전을 평가하고 추가 신규 방산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약속하는 등 풍성한 ‘세일즈 외교’ 성과를 거뒀다.

청와대는 인도네시아 방문 성과에 대해 “양국 정상은 세일즈 외교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실질적 경제협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며 “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진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인도네시아 측의 협조를 확보하고 상생협력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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