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병원장에 압력 행사해 돈 받도록 해준 검사 영장청구

[검경일보 조성수 기자] 성형 부작용을 겪던 여성 연예인의 부탁을 받고 의사에게 압력을 행사한 현직 검사가 체포됐다.

대검찰청 감찰본부(이준호 본부장)는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자신이 구속기소했던 여성 연예인 에이미(32·이윤지)를 위해 병원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돈을 받도록 해준 춘천지검 전 모(37) 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6일 밝혔다.

전 검사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 시민단체 활빈단은 연예인 해결사 노릇을 한 춘천지검 전 검사의 금품수수와 성관계 등 비리·추문 여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활빈단)
앞서 검찰은 전 검사를 지난 12일에 이어 15일 오전 두 번째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으며, 소환 직후인 오전 10시 58분 체포했다. 전 검사는 변호사법 위반 및 형법상 공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연예인 에이미는 지난해 초 성형수술을 받은 뒤 부작용에 시달리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자신을 재판에 넘겼던 춘천지검 소속 전 검사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었다.

에이미의 요청을 받고 곧바로 서울로 올라온 전 검사는 성형외과 원장 최 모 씨를 직접 만나 해결해줬다.

덕분에 에이미는 700만 원 상당의 재수술을 공짜로 받았고, 기존 수술비와 추가 치료비 등 1,500만 원까지 받아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전 검사가 최 씨 등을 협박한 것으로 보고 공갈 혐의를 적용, 전 검사를 체포해 조사한 데 이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최 씨와 주고받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과 휴대전화 기록 분석 등을 토대로,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의 초점을 검사와 여성 연예인의 관계가 아니라, 검사와 의사의 관계에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성형외과 원장 최 씨가 지난해 검찰의 대대적인 프로포폴 수사 당시, 불법 투약 혐의로 내사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 씨가 수사 대상에서 빠지는 과정에 전 검사가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전 검사는 “사정이 딱해 도와준 것일 뿐”이라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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