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관 수립 미래 어려운 국가적 선택 뒷받침하는 배경 될 것

▲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석유왕 록펠러가 설립한 스탠더드 오일은 1890년대 미국 석유관련 시장에서 88%의 점유율을 기록하였다. 1911년 미국 대법원은 스탠더드 오일을 34개 독립회사로 해체시켰다. 이유는 반독점법 위반이었다. 독점시장의 상품은 가격이 높고,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품질향상 노력을 하지 않는다. 즉,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면 국가가 개입한다는 원칙은 자유주의 경제가 최고로 발달한 미국에 확립되어 있다. 자유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나라 역사교육은 바로 국가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역사교과서 시장에서 특정 역사관의 지배력이 커서 자유 경쟁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은 바로 우리 역사 교육의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좌편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검인정 역사교과서 5종의 점유율이 89.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거기다 한국사 교과서의 현대사를 기술한 집필진 36명 중 86%가 진보좌파 성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 역사교육과 역사교과서 집필은 어두웠던 독재 시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섰던 그룹이 지배하고 있다. 그들의 업적은 민주화를 위해 중요했다. 그러나, 이미 완전한 민주화가 이루어진 국가로 평가받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독재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친북세력도 용인된다는 역사인식은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을 불인정하는 역사인식은 중고등학생에게 교육되어서는 안된다.

시각의 다양화를 기한다는 명분에서 시작된 검인정 제도가 애초의 목적 달성에 실패하였다. 이는 ‘시장의 실패’에 비유할 수 있다. 즉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원 배분이 최적의 상태에 이르지 못할 뿐 아니라 그 폐해가 정도를 넘은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에는 국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 바로 시장과 자유 경쟁을 최고의 가치로 꼽는 미국 자본주의에서, 그것도 시장경제가 활짝 꽃 피었던 1800년대 말부터 생겨난 것이 정부의 개입과 반독점법이다.

대부분의 역사교과서 집필자들이 1980년을 전후한 시기에 역사학을 공부한 이들이다. 당시 이들에게 민주화를 가르쳤던 교수들이 이제는 이들이 집필한 역사교과서에 근심과 우려의 뜻을 표하고 있다. 역사 교과서에서 문제로 지적된 현대사 부분의 사진 자료 중에 대한민국을 묘사한 것은 구타와 반정부 집회, 최루탄 관련 사진들이며 북한과 관련된 사진에는 김일성, 김정일이 수많은 군중들 앞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묘사했다.

독재와 탄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주어로 역대 대통령들의 이름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을 설명하는 부분에는 모든 주어가 ‘정부’로 되어 있다. 바로 소위 민중사관이 반영된 부분이다. 이것은 2003년에 시작된 검정제도가 자정작용을 제대로 못한 결과이며, 늦었지만 국정교과서에 의해서 이러한 잘못된 역사관이 바로 잡혀야 한다.

역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대화를 하는 것이다. 역사란 과거 한 시기에 살았던 사람이 당시의 이야기를 반복해서 오늘에 들려주는 것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과거의 이야기들 중 자신들에게 필요하고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과거의 사람들에게 중요했던 것들을 무비판적으로 오늘을 사는 후학들에게 교육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사건을 오늘날의 역사관으로 재구성해야 역사가 된다.

일제 강점기, 군국주의에 항거하기 위해서 일부 지식인들과 우국지사들에게 사회주의는 좋은 길잡이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항일투쟁을 위해서 사회주의를 채용한 그들은 우리 민족의 광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해방 이후 사회주의 추종세력은 북한에 정부를 수립했다. 그후 70년 지나서 그들이 수립한 국가가 주민의 먹거리조차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실패한 국가가 된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실패한 국가라는 현실적 관점에서 북한의 수립과 그 이후 정치과정을 평가해야 올바른 역사 교과서이다.

올해로 광복 70년이 된 대한민국이 유래가 없는 발전을 이룩하였음은 국제사회가 더 잘 알고 있다. 오늘날 동아시아의 상황은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중국은 오랜 잠에서 깨어나 화평굴기를 넘어 군사굴기까지 외치고 있다.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국주의 역사관을 확산시키면서 동북공정식 역사관을 천명하고 있다.

일본도 이에 맞서 군사적 대비태세를 갖추고 방위력 강화에 나섰다. 미중 대립이 격화되면 우리에게 어려운 결단을 요구할 것이다. 대한민국 현재의 번영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공을 설명하는 역사관 수립은 미래 어려운 국가적 선택을 뒷받침하는 배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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