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일보 조윤경 기자] 무려 134시간을 편집 없이 있는 그대로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2011년 노르웨이 피요르드 해안을 따라 움직이는 유람선 항해를 방송한 ‘슬로우TV’ 방송은 노르웨이 국민 약 500만 명 중 320만, 최고 시청률 36% 기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양의 털을 깎아 실로 만들어 뜨개질하는 과정을 8시간 동안 방송했고 벽난로에서 장작이 타는 모습을 12시간 동안 방송했다.

전 세계 방송계에 충격을 줬던 ‘슬로우TV’는 2009년 노르웨이 베르겐 철도 개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00년 전과 똑같이 7시간20분이 걸리는 베르겐~오슬로 구간을 달리는 기차 안팎의 모습을 4대의 카메라로 찍어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제작자 토마스 헬룸은 2014년 8월 ‘‘The world’s most boring television(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TV)' TEDx 주제발표에서 “슬로우TV는 재미있는 일이 잘 일어나지도 않고, 편집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 일상과 닮았다”며 “방송이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으면 시청자는 상상을 하고 그 과정을 즐기게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슬로우라이프. (사진제공: 브레인월드코리아)
◇No.1 힐링명상 체인지TV, ’슬로우라이프‘ 선보여

한국에서도 노르웨이 ‘슬로우TV‘의 ’느림의 미학‘이 주는 감흥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왔다.

No.1 힐링명상 체인지TV(www.changetv.kr)가 ’슬로우라이프‘란 타이틀로 모악산 일출과 산사의 아침, 광주 팔당호, 하늘공원 갈대숲, 국학원 연못 풍경, 영동 강선대 등 6편을 편집 없는 ’슬로우TV’ 영상으로 구성해서 서비스를 오픈했다.

기본 1시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슬로우라이프(slow.changetv.kr)’에서 개별 영상 시청도 가능하다. 현재 N스크린방송 에브리온TV 채널111번(=체인지TV)에서 하루 8시간 방송편성을 통해 방영하고 있다.

체인지TV 김선희 과장은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우리의 내면은 청명한 호수처럼 느리고 평온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빠른 일상 때문에 놓치고 살았던 순간, 도심 밖에서 한번쯤은 느껴보았던 영상들을 담아 내 안의 나를 만나는 1시간을 선물하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빠른 미디어환경 속 스트레스 높아, 느림과 힐링 수요 증가

파격적인 ‘슬로우TV'의 성공은 어쩌면 노르웨이란 국가적 특성에 제한적일 수도 있지만, ’빠르게, 임팩트 있게‘를 외치는 현대 미디어환경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분명하다. 21세기 들어 정보화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과거에 비해 개인이 정보를 접하는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면에 정보스트레스 또한 급증한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외부만을 바라보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질 못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눈을 감으면 상상하지 않고 잠을 취한다’라는 말이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느 순간부터 첨단 디지털기기로 둘러싸인 환경 속에서 주어지는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익숙하고, 검색은 하되 사색을 하지 않는다. 인간 고유의 두뇌사고력이 발휘될 기회를 스스로 박탈해가고 있는 셈이다. ‘슬로우TV‘의 출현은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사회에 ’STOP’을 외치고 있다.

한편 한국형 ‘슬로우TV‘ 서비스를 시작한 체인지TV는 국내 최대 체험형 힐링명상사이트로 자연소리와 휴(休), 직장인 라이프체조, 호흡의 정석, 국학기공 등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누적뷰가 500만을 돌파했으며, N스크린 에브리온 채널 Fan이 1만을 돌파하며 독자층을 꾸준히 확보해가고 있으며, 스마트폰앱 ‘체인지TV’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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