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일보 객원 칼럼니스트 이종석.

[검경일보 객원 칼럼니스트 이종석] 옛말에 “귀인이 태어나면 땅이 기뻐하고 귀인이 죽으면 하늘도 슬퍼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한 생을 귀인처럼 자신보다 나라를 더 사랑하고 국민을 마음에 품고 사셨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님이 별세하시던 14일은 하루 종일 구진비가 하염없이 온 대지를 적셨다.

그를 가리켜 한국 정치의 산 증인이라고 함은 노도광풍이 몰아치던 정치사에서도 오직 합의성, 일관성, 그리고 특이성을 생명으로 알고 행하셨기 때문이다.

50여 년간 이 나라 헌정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기신 것은 국회의장 재임 시에는 헌정사의 고질병인 날치기를 거부하여 국회의 합의성을 바로 세우고 의장 자신은 중립적인 존재로 수행해야 할 공정성 때문에 당적을 이탈해 여야를 초월한 국회운영과 투철한 의회주의 정신으로 의회 정치 발전과 민주화에 큰 디딤돌이 되셨다.

1933년 대구에서 태어나셨다. 1950년 대륜중학교<당시 6년제>를 졸업, 연세대 정치외교에 입학했으나 6,25동란의 발발로 인해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하였다. 그런데 불행한 사건은 학칙을 위반한 생도들이 처벌을 집단적으로 받게 되었을 때에 생도회장인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자진 퇴교를 했다니....특이한 책임의식을 가진 지도자의 모습을 일직부터 타고 나신 것이다.

연세대에 복학한 후 일명 털보 응원단장이란 닉네임이 붙기까지 매사에 적극적이고 친화력을 가지신 그 모습을 보고 많은 학생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아마 이 시대부터 연 고전의 응원이 불꽃을 튀기였을 것이다.“ 178의 큰 키에 독특한 경상도 사투리로 ”니들 머 하노!“라고 청중을 향해 소리를 질렀으니 연세대는 그 시대 응원으로 타의 추정을 불허했을 것이다.

1956년 언론계에 투신해 4.19땐 동아일보 정치부기자로 김주열군의 의문사 및 예리한 판단으로 특종기사를 다루었으며 불의에 항거했고 언론인의 생명인 정직과 용기를 다 했으므로 고 박정희 대통령의 총애를 받게 된 것이다.

남긴 저서, 정치는 가슴으로, 나의 정치인생 반세기, 제3의 정치인 등이 말해 주듯이 정도라면 곤고하고 지쳐도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곧고 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옹고집 외길 인생을 살아오셨다.

63년도엔 6대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구로 당선돼 의정생활이 시작되었다. 초선의원시절 삼성그룹 사카린 밀수사건을 비판한 것에 악영향을 받아 대구 중구에서 7대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에 낙선될 위기도 겪으셨다. 특히 7대 임기 중엔, 3선 개헌을 반대했다니 그의 용기와 결단 그리고 도전정신은 불의와 타협하는 자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다. 결국 하늘의 새도 떨어뜨린다는 중정부장 김형욱과 대통령의 분신이었던 이후락 실장을 경질한다는 조건으로 찬성으로 선회하였다. 이후 이 여파로 인해 8대에선 낙선, 9대에선 공천마저 탈락되었으니 정가에선 그를 가리켜 일명 동기호테란 별명까지 붙였다는 설도 있다.

10대에선 공화당으로 공천을 받아 압도적으로 당선이 되었다. 그러나 여당의원이지만 여당의 정책인 부과가치세 도입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해 당시 실세인 차제철의 주장에 제명의 위기도 겪으셨다고 한다.

그의 의정활동에 감동받은 지역구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11.12때까지 당선되었으나 13대에 와선 낙선이 되었지만 14-15대엔 의정의 길이 보다 환하게 열리게 된 것이다.

14대 국회의장을 거처 16대 국회의장까지 역임하셨으니 우리나라 의정사상 처음이다 그 외 한국국민당의 총재, 새정치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을 역임하는 등 정치행적을 어찌 다 소개를 하고 칭송을 하겠는가!

고비 고비 때마다 인간적인 고뇌가 왜 없었겠는가! 특히 정치적 스승이었던 고 박정희 대통령과 그의 중학교 스승이었던 김재규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두고, 그리고 사후시비에 대해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하는 그의 정의감은 변함이 없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4일 별세한 고 이만섭 국회의장님의 명복을 빌며 의장께서 세워놓으신 의회주의의 큰 기둥 앞에 현재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비상사태는 후배 정치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국민을 중심에 둔 고인의 의회주의 정신을 어어 받아 우리국회가 더욱 더 반성해야 하겠다. “고 말했으니 어둡고 답답한 현실에 거울이 되어야 하겠다. 오직 뚝심의 정치인 후배들에게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고 이만섭 의장님! 편히 쉬세요! 아직도 비가 오니 이 시대의 필요한 귀인의 별세에 하늘도 슬퍼하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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