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민 경희대학교 사회교육원장(국제통상·금융투자학과 교수).

최근 중요한 사회적 이슈 중 하나는 학력중심사회에서 능력중심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 이다. ‘후진학(後進學)활성화’란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해도 언제든지 원하는 시기에 대학에 진학하여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평생학습 환경 조성을 의미한다. 최근 본격적으로 가동한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은 재직자특별전형, 산업체위탁교육, 계약학과, 학점은행제 등과 같은 다양한 후진학 제도를 통합하고 후진학자(재직자)에게 다양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하여 대학이 후진학 및 지역산업 성장에 중심에 설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회 수요에 맞게 대학 체질을 개선하고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를 위해 대학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후진학 체계에 대한 사회적 인정 또는 인식이 부족하고, 후진학 관련 수요 예측의 정교함이 덜하며, 그동안 후진학 양적 증가에 주력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후진학의 질적 측면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일반적 제언을 몇 가지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의 평생교육기능을 더욱 강화하여 국가의 인적자원개발기능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사회 모두가 힘써야 한다는 점이다. 대학이 그간 우리가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여 더 이상 인적자원개발기능을 연령별로 분리하지 않고, 다양한 사회의 학습자들이 언제라도 필요할 때 공부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평생학습의 개념을 후행의 개념에서 선행의 개념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과거, 우리는 평생학습을 제때에 공부하지 못한 사람들이 후에 공부하는 ‘학력보완형’의 개념으로 인정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평생교육을 통하여 과거 우리가 시도해보지 않았던 학문간 경계를 넘어 융합형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즉, 대학은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융합형, 실용형, 세계적 학문영역을 창출하여, 기존의 학문영역을 넘어 산학협력형 융합형 학과, 사회인들의 경험이 학습화되는 후진학 전공들을 과감하게 전개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학습자 중심의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간 후진학 학습의 경우에는 야간 및 주말시간을 이용하여 강의가 제공되는 것이 사실이다. 학습자들의 편의성과 교육효과성을 고려하여 평생학습자의 후진학 후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대학 시설 이외의 장소에서 교육 허용, 재직자의 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 고용보험기금 등을 활용한 재정확충 및 국가장학금 지원, 참여 기업의 세제감면혜택, 신용평가 반영 등 산학협력 촉진을 위한 제도적 개선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고교 재학생 대상 후진학을 포함한 진로상담을 통하여 학생 스스로 적극적인 경력개발경로를 설정하도록 지원하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대학 진학 중심의 중등교육체제 개편 및 평가제도 개선을 통해 교사,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 및 교육환경을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이 평생교육 중심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대학의 보직자를 포함한 교수, 교직원, 동문, 학생 구성원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후진학 대상자들이 종사하고 있는 기업의 인식의 변화와 제도적 지원이 중요한 요소라 생각된다. 재직자의 자아실현이 직무몰입, 조직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계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후진학 참여자가 학위취득 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고무적이게도 평생교육단과대학에서는 위에서 지적한 여러 제언들을 반영하여 대학의 평생학습 선도 모델을 의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017년도 시범적으로 운영 예정인 평생교육단과대학의 성공적 설치·운영을 지지하며, 향후 각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참조 모델(reference model), 로드맵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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