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뉴스테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뉴스테이는 중산층의 주거혁신을 위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8년 거주 가능한 임대주택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3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민 2명 중 1명이 뉴스테이를 알고 있다.

1년 전에 뉴스테이를 알던 사람이 4명 중 1명 정도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변화다. 사람들이 잘 모르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관심이 커지면 정책은 개선되고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다. 뉴스테이가 그래 보인다.

대림이 인천 도화에서 뉴스테이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세간의 반응은 그리 따뜻하지 않았다. 실패할 것이라는 여론이 높았다. 초기임대료를 통제하지 않아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외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임대주택을 님비시설로 인식해 사람들이 싫어할 것이라는 생각들도 팽배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e-편한세상 도화 뉴스테이’ 청약접수 마감 결과, 2105가구를 공급하는데 1만 1258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후 시장에 선보인 뉴스테이도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높은 청약률로 마감되고 있다. 인지도 못지 않게 뉴스테이에 대한 국민적 호감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2015년에 35.1%에 불과했던 뉴스테이에 대한 호감도가 2016년에 45.4%로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 중심에는 뉴스테이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전략 때문이다. 양호한 입지여건과 입주자가 희망할 경우 8년까지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거주안전성 뿐만 아니라 누구나 입주할 수 있고 임대인과 갈등이 상대적으로 없다는 점이 뉴스테이의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분양주택 수준의 좋은 질을 가진 주택으로 특화된 주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입주자나 주부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이유로 보인다.

뉴스테이는 말 그대로 새로운 방식으로 머무르는 공간을 의미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그동안 임대주택은 공공이 공급했다면 뉴스테이는 민간기업이 사업주체다. 그러다 보니 특혜논란도 끊이지 않았지만, 주택품질은 일반 분양주택 못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e편한세상 도화 뉴스테이’는 에너지메니지먼트시스템(EMS), LED등기구, 홈네트워크시스템, 무인경비시스템 등 절약·안전·편리·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시스템을 분양주택에서 공급하던 그대로 도입했다. 이사나 육아, 청소·세탁과 같이 현 시대의 주부들이 원하는 토탈 주거서비스를 단지 안에서 제공받을 수도 있는 편리함도 갖추고 있다.

게다가 기업 이미지가 있어 사는 동안 주택관리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기존 임대주택과 다른 점이다. 이러한 차이가 뉴스테이의 성공을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정부는 사람들에게 더 낳은 품질의 뉴스테이를 공급하기 위해 주거서비스 인증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임대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뉴스테이 주거서비스 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할 경우 임대기간 동안 지속가능한 주거서비스를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임대사업자가 입주자의 비용부담을 고려해 실현가능한 주거서비스 계획을 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임대기간 동안 입주자에게 제공하기로 계획된 서비스를 동일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뉴스테이 주거서비스 인증 운영기준’을 마련했다.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는 임대사업자가 기금출자나 정비사업 연계형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지원을 받으려면 주거서비스 인증을 받아야 한다. 사업계획 단계에서 주거서비스계획을 평가하는 예비인증과 입주 후 1년 이내에 계획이행 여부와 실제 입주민 만족도 등을 평가하는 본인증을 거치고 2년 주기로 인증을 갱신해서 연장할 수 있다.

인증평가는 16개의 세부항목으로 구성된다. 보육시설(국공립어린이집), 카쉐어링, 건강증진시설, 서비스 코디네이터 활용 등 입주민의 선호도가 높은 핵심항목과 주거서비스 특화전략, 입주예정자 소통프로그램 등과 같은 일반항목으로 구성되면서 입주민의 만족도 제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임대주택은 진화하고 있다. 정부가 지어야 한다는 생각을 벗어났고, 품질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도 깨지기 시작하고 있다. 낮은 소득을 가진 못사는 사람들이 사는 주택이라는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하고 있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집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집이라는 생각이 임대주택 뉴스테이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속돼야 한다. 주택을 사는(buy) 집에서 사는(live) 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소득 3만불 시대에 진입하면서 더 낳은 삶의 질과 좋은 품질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이 앞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뉴스테이 정책의 지속성을 의심하고 있다. 과거에 많은 정책들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정부와 함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도 국민들도 본질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 집중하고 선택해야 한다. 사람들의 삶의 질과 관련된 정책은 정치적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 좋은 주택품질과 더 낳은 주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뉴스테이라면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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