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일보 강영택 회장.

[검경일보 강영택 회장]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전시한 박근혜 대통령 합성 누드화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표 의원은 지난 20일부터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작가들과 함께 ‘곧, BYE! 展(전)’을 열었다. 전시 그림 중에 누드화를 합성해 박 대통령 얼굴을 넣은 ‘더러운 잠’이란 그림이 문제가 됐다.

문제의 그림은 프랑스 인상파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란 작품이다. 벌거벗고 침대에 누워있는 여성 얼굴에 박 대통령 사진을 앉히고 옆에 최순실 씨가 주사기 다발을 들고 있다. 그림 한쪽에선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알몸 위로는 ‘사드’라고 적힌 미사일, 박 대통령이 키우던 진돗개 두 마리가 그려져 있다.

사실상 여성 알몸을 정치 공격의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그림이 ‘풍자’라는 선을 넘어 성희롱, 반(反)여성 문제로 번지는 이유다.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까지 나서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서둘러 문제의 그림도 철거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미 보수층과 여성들은 물론 일반 국민 사이에도 반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인들의 건전한 시국 비판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의 그림은 이미 도를 넘었다. 일각에서는 풍자를 빙자한 인격 모독과 여성인권 유린 문제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다. 보수층과 여성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다. 이번 문제로 자칫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본질을 흐려 초점을 분산시킬까 염려스럽다.

박 대통령은 비록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직무정지 상태이긴 하나 싫든 좋든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이다. 이런 직설적이고 외설적인 대통령 풍자 그림을 ‘민의의 전당’인 국회 의원회관에 꼭 내걸어야 했을까. 표현의 자유가 아무리 신성한 가치라 해도 개인의 인격과 명예에 우선하지는 않는다. 무엇이던 도를 넘어서면 분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저작권자 © 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