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댄서 찰리(원윤경)강사가 만난 사람들 / 권현주 편

▲ 행복한 댄서 찰리(원윤경) 강사.
[검경일보 특별기고/ 행복한 댄서 찰리(원윤경) 강사] 선생님,
파트너 구하기 너무 힘들어요.

취미로 춤을 추는 사람은 파트너가 굳이 없어도 된다.
그러나 마니아 수준이 되면 파트너가 있어야 댄스스포츠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댄스는 혼자가 아닌 둘이서 호흡을 맞추며 경쾌한 음악에 몸을 맡기는 것이 춤이다.

마니아라고 하면 적어도 10년 이상 춤을 추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 상대는 몇 년가량 춤을 추었는지, 또는 어느 종류의 춤을 잘 추는지 알아야 한다.
나하고는 어느 스텝이 맞고, 맞지 않는지를 파악해서 서로 노력해야 하므로 전혀 모르는 상대하고는 몸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춤을 추고 싶지 않게 된다.
또한,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 때문에 나보다 잘 추는 상대를 찾게 되고, 못한 상대하고는 시간이 아까워서 추고 싶지 않게 되는 약점이 이 춤 세계의 욕심이라 할 수 있다.

대회에 나갈 마니아와 선수들은 최소 1년 이상은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파트너는 바뀌지 않아야 한다.

파트너 관계가 1년 이상 되면, 3년은 무사히 같이 간다. 그리고 3년 이상이 지나면 6년 정도는 또 거뜬히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헤어지기 힘든 이유는 그만큼 함께 호흡을 맞추어온 춤이 아까워서 해체하는 것이 아쉽고 어려워진다.

그런데, 파트너는 1년을 넘기기 힘들다.
1년을 쪼개보면 100일 넘기기가 어렵고,
100일이 넘으면 6개월 넘기기가 어렵다.
그만큼 유지가 힘든 사이가 춤 파트너 관계 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부분에 있어서 상대와 균형이 맞아야 한다.
춤추는 사람이면 누구나 고민하는 내용이다.
파트너 만나기란 쉽지 않아 도중에 춤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춤을 추면서 함께 동작 하나 하나 호흡 맞춰 나가야하는 과정 또한 우리가 사는 모습과 비슷해서 춤은 파트너를 더 요구하는지도 모르겠다.

혼자 추는 것이 안 좋다는 말이 아니다.
혼자 추는 춤은 언제든지 시간과 장소만 주어지면 연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습량을 많이 가질 수 있어 좋고, 서정적인 느낌이 와 닿아 좋다.
그러나 홀로 추는 춤은 둘이서 호흡을 맞추며 추는 춤 하고는 웅장함과 아름다움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백조의 호수”에서도 왕자 발레리노와 백조 발레리나가 같이 추는 모습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춤이 아니던가?
여기서 잠시 발레 음악으로도 유명한 “백조의 호수” 내용을 되새겨 본다.

왕자의 성인식 날,
축제에 나가서 마을 처녀들과 즐겁게 춤을 추는데 여왕이 등장해 왕자의 성인식을 치르고 선물로 화살을 준다.
순간, 백조가 날아가는 것을 본 왕자는 생일선물로 받은 화살을 들고 숲으로 사냥을 간다.
백조를 쫓아 숲으로 들어온 왕자는 마법에 걸린 공주와 시녀인 백조들이 해가 지자 호숫가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놀라며 지켜보는 도중 오데트공주에게 눈길이 꽂힌다. 오데트공주에게 반한 왕자는 그녀에게 다가가 청혼을 한다.
공주가 악마의 마법에서 풀리려면 한 사람의 변치 않는 사랑을 받아야한다는 말을 들은 왕자는 사랑의 맹세를 하고 다음날 있을 무도회에서 그녀와 결혼을 발표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왕자는 여왕으로부터 무도회에 초대된 각국의 왕녀들 가운데 신부 감을 고를 것을 종용 받지만 왕자가 거절을 하자 여왕은 화를 낸다.
그때 악마 로트발트가 오데트와 닮은 자기 딸 오딜을 데리고 등장한다.
악마가 데려온 흑조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한 왕자는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하고 로트발트의 요구에 따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이때 본색을 드러낸 악마와 오딜은 사라지고 왕자는 슬픔에 잠겨 숲으로 달려간다.

왕자의 배신으로 영원히 백조로 살게된 오데트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 달려온 왕자가 오데트를 만나 서로의 운명을 슬퍼하는데 그들을 갈라놓기 위해 악마 로트발트가 또 나타난다.

이때, 악마와 싸워 두 사람이 함께 죽는 장면이나 또는 왕자는 죽고 오데트는 백조가 되어 날아가는 장면이 영국 로얄 발레단의 결말이다.
그리고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는 장면이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결말이다.

이 단락에서 잠깐!
만약에 백조의 호수에서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여자들은 여자들끼리만 춤을 추었다면, 과연 우리는 갈채를 보내며 아름답다 했겠는가?
춤은 남녀가 함께 추는 모습이 역시 아름답다.
그래서 혼자 추는 솔로 춤 보다는 함께 추는 파트너 춤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권현주.
그녀는 발레를 전공하고 학원가에서 잘 나가던 발레리나 그러나 춤추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것을 조절하는 게 너무 힘들어 발레를 그만두고 댄스스포츠로 넘어왔다는 OO처럼 소주를 좋아하는 재미있는 친구다.

발레는 주인공 역할이 아니면 대부분 함께 추는 군무 이거나 거의 솔로 춤을 추기 때문에 각자 솔로 연습을 많이 한다.
그러나 댄스스포츠는 시작부터 모든 스텝이 함께 추는 춤이다보니 파트너와의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

외국의 사교계학원에 가면 춤을 잡아주는 선생이 있어서 원하는 춤을 배울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문화는 아직 그렇지가 않다. 학원에 가면 대부분 초급부터 배우기를 권하거나, 부담을 주기 때문에 혼자된 마니아들은 갈 때가 없다.

현주와 같이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 대부분의 마니아나 선수가 외국처럼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는 환경이 우리나라에서도 빨리 인식되어지고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춤을 즐기는 춤꾼들이 파트너가 없어 춤을 못 추는 안타까운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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