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댄서 찰리(원윤경)가 만난 사람들 /차은수 편

▲ 행복한 댄서 찰리(원윤경) 강사.
[검경일보 특별기고/ 행복한 댄서 찰리(원윤경) 강사] 은수는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지만 함께 있다 보면 시선을 사로잡는 사람이다.
거침이 없고 때로는 도발적이기는 하나, 위협적이지 않은 즐겁고 유쾌한 사람.
누구와 대화해도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적절한 추임새로 흥을 불어넣어 주며 사소함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
말의 연금술사 차은수는 대학교에서 ‘대중 앞에서 강의’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의 강의 내용 핵심은 주로 이러하다.

목적 있는 말하기
재미있게 말하기
청중이 원하는 말하기가 중요하다.

청중 입장에서는
말의 내용은 7%
시각적 요소 55%
청각적 요소 38%를 가지고 듣는다.

그러므로 강사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가수가 취입할 때 최소 3천 번은 연습하듯 시간을 체크하며 연습 또 연습해야 한다.

가르치려 하지 말고 함께 생각하게 하고,
2시간 강의는 2시간짜리 버라이어티 쇼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청중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고 늘 신선한 소재를 제공하라.
저녁시간에 떨이로 팔듯 하지마라.
매주 서점을 방문하고 매년 500권의 책을 읽어라.
앵무새가 되지 말라.
이런 강의를 하는 은수이다 보니 거의 책속에 파묻혀 살거나 일요일 겨우 산에 올라가는 일이
은수가 하는 운동의 전부였다.

어느 날 강의가 끝나고 뒤풀이 자리에서
해맑은 아침햇살 같은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 친구의 춤추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잠깐이었지만 아주 멋진 장면이었다.

혹시, 춤을 추시 나요? 같이 추실래요?
통통 튀는 맑은 목소리로 물어보는 한마디는 아주 기분 좋게 들렸다.
아 지금은 아니지만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요 ? 그럼 이 사람 찾아가서 제가 보냈다고 하시고 시간은 두 분이서 자유롭게 맞춰 보세요. 하며 명함 한 장을 건네받는다.
은수는 시간이 흘러도 눈앞에 그 친구의 목소리와 춤이 어른거려 명함을 들고 찰리를 찾았다.

찰리가 묻는다.
왜 사람들은 춤을 추는 걸까요?

춤이 그냥 좋으니까,
춤추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지방을 연소시키고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니까,
댄스 음악이 좋아서, 외로워서?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쉽게 말해, 이해하기 쉬운 영화가 있는데 혹시 나의 산티아고라는 영화 보셨나요?

스페인 산티아고라는 지방에 있는 순례자들이 수도하기 위해 걷는 길로 유명하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져서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갖가지 사연을 갖고 걷는다는
그 길을!

독일의 유명한 코미디언이었던 남자가 인기 절정의 순간에 번 아웃 증후군에 걸려 석 달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집에서 쉬다가 텔레비전에서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보게 된다. 그는 바로 이거다 싶어 800킬로미터 도보 여행에 나서게 된다.
처음에는 발에 물집도 생기고 숙소에 출몰하는 벌레들 때문에 질겁하기도 하고
너무 힘들어서 버스나 트럭을 얻어 타기도 하며 중간에는 그만 포기할까 마음먹기도 했는데,
차차 적응하면서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성당까지 간다는 이야기다.

번 아웃 증후군 (Burn-out) : 타버리다, ‘소진 하다’라는 뜻으로
정신적, 신체적 피로로 인해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번 아웃 증후군의 증상은 우울증과 자기혐오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갑자기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극도의 무기력증에
시달리다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번 아웃 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이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취미생활이나 여행, 운동 등이 필요하다.
주인공은 실존 인물인데, 산티아고 길을 42일 동안 800여 Km를 걸으면서 날마다 메모를 하고 일기를 써서 그 경험을 [ 산티아고 길에서 나를 만나다 ] 라는 책을 펴냈다.

“나의 산티아고“는 이 책을 보고 영화로 제작한 것이다.

그러면 왜?
수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 길을 걷게 되면 작가들은 영감을 얻고, 환자는 병이 나으며, 우울증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죽을 것처럼 힘들어 하던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될까요?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주 먼 험한 노선의 길을 걷는 동안 혈액 순환이 촉진되어 몸 안에 쌓인 피로 물질이 땀으로 다 빠져 나간다.
힘든 운동으로 인해 몸이 지치게 되면 마음에 쌓여 있던 고민거리들이 확 사라지게 되고, 살아있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게 되면서 비로소 내안의 나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춤도 마찬가지다.
춤을 추다보면 몸이 가뿐해지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낀다.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고 반복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생각들을 땀과 함께 배출하게 된다.
그렇게 하면 몸이 가벼워져 춤이 내 몸에 쑥 들어오게 되는 느낌이 있는데 그때가 바로 행복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생각을 많이 품고 추면 춤이 엉킨다. 춤 출 때에는 오직 춤에 몰두해야 한다.

설명을 들은 은수는 난생처음으로 뒤풀이에서 본, 그 친구의 춤에 반해,
춤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되었으니, 잘 배워서 그 친구와 멋지게 춤을 추고 싶다며 잘 가르쳐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누군가의 춤추는 모습을 보고 매력을 느껴 시작한 춤은 은수의 삶의 즐거움이 되었다.

점점 프로가 되어가는 그의 몸동작을 보아 언젠가는,
은수와 그 친구가 멋지게 호흡 맞춰 춤 출 날이 올 것이리라 기대하며 힘찬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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