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환 교수.

이 원리는 이성의 통제를 벗어만 자유분방한 감정이 이상향으로 설정된 동경의 미학에 바탕하고 있다.
동경은 영원한 이상향인 미래치인 통시적 동경과 이국 취향의 국제주의가 주축이 죈 수평적 동경으로 교직되고 여기에 내적 동경인 사랑이 대별된다.
이러한 동경은 일종의 고정을 거부한 유동의 미학으로서 낭만적 아이러니를 본질로 한다.
낭만적 아이러니는 성취한 꿈의 세계를 파괴하고 보다 새로운 세계를 지향하는 이율 성을 발상 차원으로 하면서 동시에 양극화 현상을 부단히 하나로 합일하고자 하는 극성(極性)의 미학을 근간으로 한다.

이러한 유동이 수반하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고정화가 요구 되는데, 그것이 20세기 시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시학의 요체이다.
견고한 이미지를 빌어 모호한 관념을 구상화 하고자 하는 회화적 이미지즘 시이다.

모더니즘은 정신적 광원(光源)을 지성에서 찾으면서 기계문명에 마멸되고 황폐화해가는 인간의 정신의 어둠, 즉 삶 속의 죽음을 밝혀 줌으로써 정신적 사양화(斜陽化)를 극복하고자 하는 일종의 광원의 시학이다.
이러한 정신 본질과 함께 모더니즘이 추구한 시는 관념과 정서의 회화화라는 시각 미학을 추구했고, 이는 강렬하고도 투명하여 견고한 이미지를 중시하는 이미지즘을 표현 본질로 하고 있다. 일종의 정서의 감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정서의 감각화는 체험시론으로 연계된다.

체험시론은 감각 기능을 동원한 실념주의를 바탕으로 한 존대의 탐구나 발견이고자 한다.
즉, 체험시론은 일종의 물화(物化)를 근간으로 한다.
물화는 존재의 확인이며, 존재의 변용이며, 존재의 탐색을 통한 새로운 재현이다.

감각에 의해 체험한 사상(事象)은 우리의 뇌리에 인화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인화는 언제이고 재생이 가능한 이미지를 성립 시킨다.
이미지가 그림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해석은 이미지의 발원이 체험에 잇대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시를 이미지로 규정 하고자 하는 것은 곧 현대시를 체험시론으로 해석하게 하는 근거를 제공하게 준다.
체험은 관념에 대한 실념이고, 가공에 대한 실제이며, 즉자적 해석이 아닌 대자적 시각에 의존하는 생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 때문에 체험은 시를 견고한 이미지로 결구시키는 역할을 하며 투명한 사물화로 구상화 하는 존재에서의 해석을 용이하게 해 준다.

따라서 시란 정서는 물론 사상이나 감정, 심지어는 의식까지도 사물로 대체하는 철저한 즉물 적 표현 이라는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여기에서 현대시는 두 경로의 또 다른 방법론을 요구 하는데, 그 하나는 메타화이고 다른 하나는 메타피지컬 포위트리다. ㅡ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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