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옥(수필가).

[검경일보 특별기고/ 이주옥(수필가)] 대한민국 19번째 대통령을 뽑는 투표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고조되고 기대감도 예전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지독한 진통과 투쟁 후에 열린 대선.

장미대선이라는 어여쁜 이름을 붙여준 것이 새삼 따뜻한 위로로 받아들여진다. 후보들은 연일 엄청난 각종 공약을 하고 창대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시하며 표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결과는 예측할 수 없고 어쩌면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을 이야기가 선거판에 숨어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길가에는 15명의 후보자 사진이 붙은 벽보가 어지럽고 각 후보자들의 연설방송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커다란 로고송이 현 시점을 극명하게 대변하고 있다. 또한 연일 TV 토론을 하며 표밭을 다지고 민심을 얻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민들 또한 심도 있게 귀 기울이며 후보자들의 자질과 역량을 채점하고 있는 듯하다. 대권에 나서는 자나 투표하는 자나 모두 유독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거는 관심과 애정과 지지의 순서를 거치는 것이 대략 연애와 닮은 듯하다. 국민들에게 어필하고 애정을 얻고 그리고 지지를 얻어야 대권을 사수하는 것. 거기에 다양한 테크닉도 필요하고 국민들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호소도 필요할 것이다.

이번엔 어느 때보다 젊은이들의 관심이 뜨거운 대선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전직 대통령으로 인해 받은 후유증이 뭔가 절박함을 가중 시켰고 새삼 투표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5월초는 긴 연휴다. 많게는 열흘 넘게 쉬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좀처럼 오기 어려운 황금연휴.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겐 일상을 떠나 자신을 위해 또는 가족들과의 좋은 시간을 꿈꾸기에 안성맞춤인 조건이다. 하지만 젊은 충 90%가 개인의 일탈보다 국가적 현안인 투표를 더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는 통계가 나왔다고 한다.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지금까지의 선거는 젊은이들에게 그다지 흥미로운 일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든 사람들의 전유물이나 기득권층의 잔치처럼 여겨진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선거일은 덤으로 얻는 휴일정도로 여겨 대다수의 사람들이 산과 들로 나가거나 여행을 했던 것이다.

투표의 방법도 많이 달라졌다. 사전 투표도 있고 해외여행 중에도 투표할 수 있다. 모처럼 황금연휴에 일찌감치 해외여행 계획을 세웠던 직장인 중엔 애초의 계획을 변경해서 투표가 가능한 나라로 환승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느 곳에 있든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지성인답다. 또한 국가의 안위와 평화가 곧 내 개인의 행복과 연결된다는 자각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어른들은 자식세대에게 풍요롭고 행복한 세상을 물려주지 못한 입장이다. 그들에게 나라를 위해 어떤 것을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 염치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자식들은 의외로 강하고 현명하다. 스스로 현안을 직시하고 판단하는 눈이 있고 문제점을 알아차리고 개선하려는 깨어있는 의식을 지니고 있다. 촛불집회의 결과가 그렇고 세월호 문제에 온 몸을 던지는 젊은이들의 희생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 엉키고 꼬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르게 잡아 줄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아니고 어쩌면 젊은이들인지 모른다. 이번 대선에서도 그들의 올바른 의식의 발현으로 가장 유능한 후보자가 대통령으로 뽑힐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국민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투표의 권리. 투표권을 가진 국민 모두가 빠짐없이 그 아름다운 권리를 실현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앞날이 더욱 밝아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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