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일보 남경우 기자] 정부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위헌 결정으로 폐지된 지 10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남아있는 호주제 흔적 지우기에 나선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2월 호적법 관련 자치법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 이를 통해 발굴한 총 340여건의 관련 법규에 대한 정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호주제는 성 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차별이라는 이유로 지난 2005년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호주제의 근거 법률이던 호적법이 폐지되고 호주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가족관계등록제도를 담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08년 1월 1일 제정·시행됐다.

하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법규에는 호주제에 근거한 용어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문제가 돼 왔다.

예를 들어 A군의 ‘농촌총각 국제결혼 지원에 관한 조례’에는 농업인 중 ‘미혼남성’이라 함은 (중략) ‘호적법상 배우자가 없는 만 35세 이상인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B군의 ‘군민대상 조례’는 군민대상 수상 대상자를 B군에 ‘본적’을 둔 출향인사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호적·호주·본적·원적 등 호적법 상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자치법규 등을 정비할 계획이다.

호적등본 등 호적법에 근거한 서류를 제출하도록 해 주민에게 혼란을 주는 규정이나 행정기구 상 업무분장 시 가족관계등록 업무를 호적 업무로 지칭하는 규정도 정비한다.

호적 관련 과태료 규정 등 호적법 폐지와 함께 삭제되지 않고 여전히 남아 주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규정 등도 정비대상에 포함된다.

행안부는 해당 지자체의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가 있음을 고려, 정비 대상 자치법규 목록 및 정비 방향에 따른 방안을 제시한 후 지자체가 직접 판단해 정비하도록 할 방침이다.

윤종인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성 역할에 기초한 차별이라는 이유로 폐지된 호주제 관련 사항이 자치법규에 여전히 남아 주민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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