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50대 택시기사가 카카오 ‘카풀(승차공유) 서비스’에 반대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2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택시기사 최 모(57·남) 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뒤늦게 경찰이 진화했지만, 최 씨는 중상으로 목숨을 잃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시간에 목적지나 가는 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차량 한 대를 같이 이용하며 일정 금액을 차주와 카카오가 나누는 방식이다. 그동안 택시업계는 카풀 서비스가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이에 아랑곳 않고 오는 17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하자 이런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택시기사들은 지난 10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6만여 명이 모이는 등 벌써 3차례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전국에 2200만대의 자가용이 있는데 카카오가 카풀앱(카카오T)으로 자가용 유상 운송에 나서게 되면 전국의 27만 명에 달하는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시위였다.

카풀 서비스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의 한 축인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반대보다 찬성하는 시민들이 더 많은 게 사실이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택시업계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면서 법적·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7개월째 검토만 하고 있다가 결국 사태를 여기까지 몰고 왔다.

악화일로를 거듭하던 이번 문제는 최 씨의 분신자살이 도화선으로 폭발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공동 논평을 내고 “최 조합원의 사망을 접하면서 우리 100만 택시 가족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을 느낀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자가용 불법 카풀 영업의 금지·중단·철회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강행할 경우 전국 100만 택시가족 일동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연근무제 확대로 출퇴근 시간이 모호해지면서 평일 24시간 카풀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고, 택시업계는 카풀이 택시와 같은 유상운수업을 하고 있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사회적 대타협만 외치며 뒤로 물러서 있다. 계속해서 이렇게 방치하다가는 또 다른 충돌과 인명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택시업계와 노동자의 생존권을 외면하지 말고 조속히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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