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검경일보 강영택 총회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가뜩이나 얼어붙은 정국을 더욱 냉랭하게 만들었다. 나 원내대표의 망언은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3월 임시국회를 다시 좌초 위기에 빠트렸다. 한국당과 여야 4당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을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또다시 4당과 한국당의 대치구도가 그려지게 됐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비판에 초점을 맞춰 날선 발언을 했다. 그는 “이 나라가 무모하고 무책임한 좌파정권에 의해 쓰러져가고 있다”면서 ‘헌정 농단’, ‘경제정책 위헌’, ‘세금 퍼주기’, ‘가짜 비핵화’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을 듣지 않게 해 달라”고 발언하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나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연단 앞으로 뛰어나가 격하게 항의했으며, 이후 국회는 고성과 몸싸움 장으로 변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를 규탄하면서 국회 윤리위 회부 등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고, 청와대도 유감을 표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나 원대대표의 시대착오적 망발이 위험수위에 달한 듯싶다. 야당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으로 표현한 것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시정잡배도 일말의 애국심은 가지고 있는데 하물며 4선의 중견 정치인의 입에서 그런 망발을 내뱉다니 사과하고, 응분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를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으로 전락시킨 나 원내대표의 오만불손한 독설은 대통령을 넘어 촛불로 정권을 바꾼 위대한 국민마저 능욕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역사의식도 윤리의식도 없는 대표연설로 대통령과 국민을 모독한 나 원내대표를 즉각 사퇴시키고, 망언과 망발로 상처받은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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