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일보 김현호 부사장]
걷고 걷던 길은 수북수북 낙엽 쌓인
고즈넉한 길 이었습니다
그 길가 울창하게 늘어선 나무들은
뚜벅뚜벅 지나는
피사체를 찍어댔지요
이따금 씩 이따금씩
한줄기 피사체 사이로
향기로운 풀 내 음을 풀어내며
실바람이 불어왔어요.
마치
가을바다에서 들려오는 투명한 노래처럼-.
그렇다 그렇게
안산 문턱에 걸터앉은 피사체는
달달한 시간을 끌어 내리며
한 자락 고백을 게워냅니다
강어귀에서 사냥하듯
오지 않을 것 같은 잠자던 겨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