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비전발표, 지역 밀착형 '소리없는 총성'

한나라당 7ㆍ4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 7명은 두번째날인 25일 오후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의 비전발표회장인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재보선 패배의 책임론과 당대표 부적합성을 부각시키는 등 후보들간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신공항 문제 등 지역특성을 감안한 연설로 지역 표심을 파고들었다.

첫번째 연설자로 나선 친이계 원희룡 후보는 "부산 울산 경남은 북한의 침공을 막아낸 대한민국의 마지막 보루였다"며 "지난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우리 한나라당은 커다란 위기에 처해 수도권을 내주고, 다시 낙동강 전선으로 후퇴해야 할 지도 모르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곳 부산. 울산. 경남에서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에 전념하기 위해 이번 대표 경선에서 이기건 지건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치면서 "지금 어떤 (후보)분은 차기 대표는 야당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전투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우리의 상대는 결코 야당이 아니며, 우리의 진정한 상대는 바로 국민이다"고 홍준표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홍준표 후보는 자신을 공격하는 후보들을 의식한 듯 "2007년 경선에 나왔던 사람이 왜 대선에 나오고 당권에 나오느냐는 말을 한다"며 "당이 위기인데 당을 구하지 못하면 대선은 없다. 이 위기에 한나라당을 구할 사람은 누구냐"고 반문하면서 출마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한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이 어렵다. 당 대표에 당선되면 이 지역 인사들을 당에 중용해 전면에 내세우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는 특히 "일각에서는 홍준표가 기가 세서 당선되면 대통령을 치 받을 것이다고 우려하는데, 이 대통령과 형님 동생 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대통령과 인간적인 신뢰는 홍준표 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대통령과 주례 회동이 아니고, 매일 전화하고 협의해 당정 일체를 이루겠다"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표시했다.

홍 후보는 이밖에도 "이 지역 출신 오리지날은 홍준표 밖에 없다"며 경남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지난번(당대표 선출)에 잘 해 줬으면 한나라당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친 박근혜계 단일후보인 유승민 후보는 "아재. 아지매 여러분! 7명의 후보 가운데 서울 5명, 수원1명으로, 비수도권 후보는 유승민 밖에 없고, 영남의 아들은 유승민이다"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중화학공업을 위해 창원공단을 조성했다"며 창원. 울산. 마산. 울산. 구미 등 공업을 발전시킨 박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 박 전 대통령을 부각시키며 친박계 대표주자임을 재삼 강조했다.

유 후보는 "동남권 신공항 문제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느냐. 당 지도부가 목숨걸고 동남권신공항을 위해 (노력)했다면 백지화 됐겠느나"며 "활주로에 고추 말릴려고 신공항을 건설하려고 하느냐고 한 후보가 있다"고 꼬집으며 성토했다.

그는 또 "지난 2008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보여준 성원을 유승민에게 보여준다면, (내년)총선을 지나, 대선까지 확실히 이기겠다"고 박근혜 전 대표 사람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적임자 임을 목소리 높여 각인시켰다.

당 쇄신파를 강조하는 남경필 후보는 "쇄신대표 남결필이 민주화와 개혁의 성지에서, 한나라당의 4번타자 인사드린다"며 롯데 이대호 선수를 거론하며, 부인이 부산사람이라는 말과 함께 대표주자임을 부각시켰다.

남 후보는 "지금 '문재인의 운명'이 베스트셀러다"며 위기감을 부각시키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왜 신뢰받고 있는가. 한 길로 가기 때문이다"고 요약하며 박근혜 다가서기를 시도했다.

특히 남 후보는 "(정치 검찰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찰 출신들이 당 대표가 돼서는 안된다"며 홍준표 후보의 당대표 불가론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걸 바꿔야 신뢰를 받는다. 4대강 토목공사는 이제 그만해도 된다. (당대표가 되면)사람을 살리는 일에 투자하겠다"며 현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유일한 여성후보인 나경원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의 패배를 의식한 듯 "(지난)최고위원으로서 사과한다"고 선거 패배를 시인한 뒤 "전당대회에서는 희망을 이야기 한다. 계파가 무슨 소용이냐. (한나라당이)투표율이 낮아야 한숨 돌리는 정당이 되어서야 되겠느냐. 이제 (한나라당이)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당선이 되면 한나라당을)쿨하고 엣지있게 만들겠다"고 젊은이들의 용어를 사용하며 힘을 주었다.

박진 후보는 "창원이 우리나라 최대의 지자체며, 우리나라를 견인하고 있다"며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치켜세우면서 "이 지역에서 선거혁명을 일으켜 달라"고 요청했다. 박 후보는 또 6.25를 상기시키면서 "나는 해군장교 출신이다. 후보 가운데 북한이 사과하지 않고, 협력하지 않아도 도와줘야 한다는 후보가 있는데 이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나가야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박 후보는 또 "나는 (지난 선거에서)민주당 손학규와 맞서 당당히 이겼다"며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맞서고 한나라당이 짝퉁 민주당이 되는 것을 막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권영세 후보는 지난 총선 공천을 상기시키며 "한나라당이(친이계) 당내 공천학살을 했을 때 국민은 한나라당을 가혹하게 혼내줬는데도, 그 책임이 있는 전임지도부 3명이 이번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렇게 할 바에야)한나라당 전당대회를 10억원이나 들여 할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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