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與, 권재진 법무부장관에 기용에 정치권 반발 확산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과 여당 내 일부 반대에도 불구, 신임 법무부장관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 지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여 마찰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15일 오후께 법무부장관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검찰총장에 한상대 서울지검장을 내정한다는 인선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내정 움직임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다수 의원들이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쇄신파 의원들은 "국민의 기대와 거리가 멀다"며 여전히 권재진 법무장관 안을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다수 의원은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에 대해 더 이상 간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홍준표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권 수석은 검사 출신으로 조직에서도 존경받는 인물인 만큼 회전문 인사라고 무조건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에서 나온 의원들의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가 이 대통령의 인선방침을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 알려지자 야당은 물론 여당내 쇄신파 의원들이 결사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격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대통령의 최측근을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에 기용한다면 결국 대통령에게 독이 될 것"이라며 "왜 이 같은 일을 밀어붙이려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 달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대통령은 국정에 전념하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은 여당 국회의원들의 숫자를 믿고 밀어붙이는 힘의 정치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저축은행 사태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가 관련돼 있는 사건으로 잘못된 인사가 서민들 피눈물의 시작이었다"며 "또 다시 보은인사, 측근인사를 고집하다가는 국민들에게 영영 버림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기용하는 것은 군사 독재 시절에도 하지 않았던 일"이라며 "권재진 수석의 법무부장관 내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내에서도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지명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당내 소장파인 '민본21' 소속인 구상찬 권영진 김선동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 김용태 남경필 박민식 신성범 윤석용 임해규 정두언 정태근 주광덕 현기환 황영철 의원 등은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청와대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지명을 반대한다"며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이들은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번 인사가 강행될 경우 그동안의 쇄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뿐만 아니라 향후 대국민 신뢰문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거를 관리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나라당이 과거 문재인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을 반대한 전례가 있음에도 이를 강행하면 국민 누구도 이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태근 의원은 "최고위원들이 직을 걸고 인사 강행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고, 주광덕 의원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당내 의원들 뿐 아니라 민심과도 동떨어지고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나서 이번 인선을 둘러싼 후폭풍이 예상된다.

저작권자 © 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