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의원도 처음엔 자신의 귀를 의심해
정치분야 잔뼈굵은 기자들도 이세창 잘 몰라
이세창 특보가 건넨 돈 2백으로 각인된 그 이름
김 의원이 국감장서 제보를 깔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최순실 국정농단을 최초로 폭로한 베테랑 언론인 출신인 더불어 민주당 김의겸 의원 조차도 처음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고 한다. 굥통이 참석한 청담동 술판 제보가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엔장 변호사 수 십명과 현직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이상한 술집에서 새벽까지 술판을 벌였단 사실 자체가 김 의원 입장에서도 말이 안되는 헛소리로 느껴졌다. 하지만 김 의원은 녹취록속에  등장하는 첼리스트 A씨와 남친 B씨 두 남녀간 대화속 자유총연맹 총재로 불리는 낯선 이세창이란 인물에 주목했다. 김의원이 국감장까지 제보를 가져가 한 장관에게 질문을 던져 국감장을 평지풍파(平地風波)로 만든 결정적 이유 또한 키맨 이세창 때문이었다. 김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속엔 첼리스트 A씨가 7월 20일 새벽 그 당시 자신의 남친에게 술파티가 끝난 직후 전화를 했다. 

다소 흥분된 어조로 A씨는 남친 B씨에게 술자리에 굥통도  왔고 훈이도 왔고 김엔장 변호사 수 십명도 청담바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여친의 한창 들뜬 그 말에 B씨도 "그게 말이 되냐구. 대통령이  어떻게 김엔장 변호사들과 법무부장관을 데리고 새벽까지 술판을 벌이냐구"라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굥통•훈이•김엔장이 아니라 이세창이란 사람의 출몰이다. 독자들은 전에 이세창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가. 기자는  난생 처음이다. 그는 첼리스트 A씨의 입에 오를만큼 알려진 정치판 셀럽이 아니다. 정치분야에  잔뼈가 굵은 여의도 출입기자들에게 물어도 아마 십중팔구는 이세창을 뜬금없다고 여길 것이다. 이세창은 녹취록속에선 자유총연맹 총재로  등장하지만 실제 그는 겨우 2주동안 총재 권한대행을 지냈을 뿐이다. 주류 정치판에 전혀 명함을  내밀지 않았던 문외한(門外漢) 이세창을 첼리스트는 어떻게 알고 있었던 것일까. 이름 세 글자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김의겸 의원도 바로 이 점에 방점을 찍었다. 그리고 첼리스트가 이세창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결정적 이유는 이세창의 특보가 그녀에게 2백만 원의 돈을 건냈단 사실이다. 첼리스트 A씨는 특보로부터 받은 돈 이외엔 굥통에게도 훈이에게도  김엔장 변호사들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투덜댔다. 이세창 카드가 결정적 단서제공과 함께 향후 :청담동 술판 게이트'의 폭풍의 눈으로 활약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만약 이곳에 이세창 아닌 굥핵관 권성동이나 신굥핵관 윤상현이 등장했다면 제보는 소설로 바뀌어 신빙성이  많이 떨어졌을 것이다. 또한 김의겸 의원도 녹취록을 무시했을테고 국감장까지 제보내용을 가져가지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세창이 술판에 빼박 으로 등장하다보니 김의원도 "오호라"하고 무릎을 치며 청담동 술판 게이트의 신빙성 순도를 크게 본 것이다. 

김의원에 따르면 해당 녹취록을 듣는 순간 너무도 생생해 일부러 지어낼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첼리스트의 정황이 마치 손에 잡힐 듯 살아 숨쉬었고 키맨 이세창의 등장에 국감장에서 까야 겠다는 마음을 굳히는 결정적 스모킹건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메타특종을 터뜨린 더탐사 강진구 기자의 증언도  청담동 술판 게이트 신빙성의 비비드VIVID함을 보탰다. 굥통이 참석한 김엔장 변호사들에게 태극기 뱃지를 나눠주며 서로  달아주기도 했단 증언도 있었다. 끝으로 바야흐로 새벽 3시 술판이 끝나자 현장에서 바로 첼리스트가 남친에게 전화를 했고 제보자는 전화받은  남친이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해보면 녹취록속 상황들을 김의원이 믿을 수 밖어 없었단 점에  격하게 공감한다. 그리고 보따리를 싸서 국감장  으로 들고갈 수 밖에 없었단 점도 100퍼 이해가 간다. 이에 대해 향후 조사를 해 보면 드러나겠지만 보도의 가치는 충분했고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훈이 장관을 향한 국감장 김의원 질문 역시 상당히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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